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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 한국도 빨리 노총 - 전농비준 저지 (일)

경제단체 한국도 빨리 노총 - 전농비준 저지 (일)

Posted October. 14, 201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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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내 산업계는 업종별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와 물류 기업들은 한미 FTA를 절호의 찬스로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미국 농가에 뒤지는 농축산 업계는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한미 FTA의 최대 수혜 업종은 자동차다. 미국 측의 자동차 수입관세(2.5%)는 5년 후인 2016년부터 없어질 예정이어서 당장 완성차의 수출 증대를 기대할 수는 없다. 또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 차의 약 55%는 현지 생산 물량이어서 관세 철폐와 무관하다. 그러나 최근 한국 차의 품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현지 인식이 FTA라는 경제동맹으로 더욱 개선되면 자연스레 수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일본 차와의 가격 격차가 미미한 상황에서 2.5%의 관세 철폐는 한국 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부품은 한미 FTA 발효 즉시 관세(최대 4%)가 철폐돼 즉각적인 수혜를 노릴 수 있다.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현대모비스와 만도는 국내에서 조달한 부품을 관세 없이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부품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당장 2.02.4% 싸게 미국산 자동차를 살 수 있다. 미국산 부품 가격도 낮아지므로 유지비용도 적게 든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독일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어 미국 차의 가격 인하가 판매 급증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소비자의 선택 폭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비중이 가장 큰 미주노선의 화물 및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에서 미주노선의 비중은 여객 20%, 화물 44%가량을 차지해 단일 국가로는 가장 컸다. 대한항공은 미주노선의 수요 증가 추이를 지켜본 뒤 취항 횟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휴대전화, 반도체 등 화물 물동량 증가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농축산 관련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쇠고기는 40%의 관세가 15년차까지 단계적으로 철폐되고, 냉동 돼지고기는 25%의 관세가 2016년 1월 사라진다. 최근 국내 식품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미국산 육류를 찾는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관세 인하로 오렌지 등 미국산 과일, 칠레나 유럽산에 뒤처진 캘리포니아산 와인도 국내 시장 확대 기회를 맞게 됐다.

복지부의 약가 인하 압박을 받는 국내 제약업계는 이중고를 우려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한미 FTA에 따라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이 제도는 국내에서 의약품을 허가할 때 특허권자에게 복제약을 허가해도 되는지 묻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허가 절차가 중단되고 복제약도 국내에서 팔 수 없다. 복제약 판로가 막히면 국내 의약품 생산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686억1197억 원어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국내 제약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FTA 발효 후 3년간 이 제도의 시행을 유예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했다. 정부는 이 기간에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제약사에 연구개발(R&D) 자금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10년간 1조 원 규모의 R&D 자금을 국내 매출 상위 20개 제약사나 특별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EU FTA 당시 국내 명품, 의류 업계가 긴장했던 것과 달리 한미 FTA로 미국 유명 의류 브랜드의 국내 판매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갭, 폴로, 나이키 등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미국 브랜드는 대부분 제품을 아시아, 남미 등 미국 밖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면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희균 김선우 foryou@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