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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Posted August. 11, 201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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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10일 영도조선소를 포기하거나 부산을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반 부산시청 브리핑 룸에서 가진 대()국민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협력사에 심려를 끼쳐 사과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리해고 문제로 한진중공업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조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름대로 성의를 보인 조 회장

해외 출장에 나선 지 5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은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과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퇴직 대상자 400명 중 희망퇴직자(현재 306명)에 대해서는 자녀 2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겠다는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대상은 현재 학생인 자녀뿐만 아니라 미취학 아동과 미래 자녀도 포함된다고 회사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조 회장은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한 퇴직자 재고용도 약속했다. 그는 경영 정상화에 대해 영도조선소는 규모가 26만4000m(약 8만 평)밖에 되지 않아 세계적인 추세인 선박 대형화를 따라갈 수 없다며 영도조선소 규모에 걸맞은 특수선박을 수주해 특성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지역주민과 협력사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발전기금을 조성하고, 매년 경영성과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해결 실마리 vs 청문회 불참 변명

조 회장의 이날 발표에 대해 각계각층의 해석은 엇갈렸다. 부산상공회의소 신정택 회장은 조 회장이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선 것을 환영한다며 노사는 이제 소모전을 끝내고 회사와 협력업체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시의회 제종모 의장도 그동안 부산시민의 우려가 컸다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사회적 갈등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희망버스 기획단은 1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 회장은 국회의 청문회 출석요구도 무시한 채 무책임한 해외 도피를 지속해 왔다며 정부는 사태 책임자인 조 회장을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장과 전화를 연결해 조 회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올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정리해고만 철회한다면 내일이라도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도조선소 정상화는 가능할까

한진중공업은 최근 3년가량 신규 수주가 중단되면서 지난해 517억 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국내 최초 조선소인 영도조선소는 면적이 8만 평에 불과하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 업체의 조선소 면적은 500만 m(약 150만 평)가 넘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중소형 특수 선박 위주로 신규 수주를 받아 가동을 시작한 뒤 생산성이 본궤도에 오르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실현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조 회장이 이날 밝힌 영도조선소 특성화 계획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은 지난달 파업이 끝난 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군수지원정 2척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독 안팎에서 배를 조립하는 댐 공법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만은 분명히 갖춘 회사라며 조 회장 계획대로 기술력을 앞세워 특수선박을 수주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 조선시장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해양 플랜트 등을 제외하면 수주 물량이 많지 않아 중소형 조선사들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결국 한진중공업이 앞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수주 물량을 늘려 가느냐가 사태 해결의 열쇠라는 게 조선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용휘 한상준 silent@donga.com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