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1분기 고통지수 노정부때보다 높다

Posted June. 27, 2011 08:31,   

日本語

올 들어 한국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인 고통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맞먹으면서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체감도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악화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늘어나는 실업으로 삶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한국 국민의 고통지수(Misery Index)를 산출한 결과, 올 2월과 3월 고통지수는 각각 9.0으로 닷컴 버블 붕괴로 벤처기업이 파산하고 실업자가 급증한 2001년 3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구촌을 덮치기 직전인 2008년 7월(9.0)과도 같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지수는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경제학자였던 아서 오쿤이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질을 계량화하기 위해 고안한 경제지표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산해 구한다. 고통지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15.6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2008년 2월 현 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이 체감하는 고통지수는 올 5월까지 월평균 7.1을 보여, 노무현 정부 때 평균 고통지수(6.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과 기대인플레이션 심리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는 데다 경기회복 둔화로 실업률도 쉽게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이다. 남은 집권기간에 정책 대응을 제대로 못할 경우 김대중 정부 시절(8.3)의 고통지수에 육박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7점대로 비교적 안정적이던 고통지수가 올 들어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개월 연속 4%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은 큰 고통을 받고 있고 실업률까지 2월과 3월에 각각 4.5%, 4.3%로 3%대였던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이태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통지수는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단순명료하게 보여준다는 이유로 널리 사용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고물가와 실업으로 삶이 팍팍하다는 의미라며 지수로만 보면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진 게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통지수의 악화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고통지수도 5월에 12.7로 1983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현진 조은아 witness@donga.com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