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배당을 챙기기 위해 프로축구 선수를 매수해 승부를 조작한 브로커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로부터 거액을 받은 선수 2명도 함께 붙잡혔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이성희)는 프로축구 선수에게 돈을 주고 승부를 조작하도록 요구한 뒤 토토식 복권에 돈을 걸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프로축구 선수 출신 브로커 김모 씨(28)와 또 다른 김모 씨(27무직)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서 거액을 받고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모 구단 골키퍼 A 씨(30)와 다른 구단 미드필더 B 씨(25)를 24일 오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두 김 씨는 지난달 중순 A 씨에게 1억 원을, B씨에게 1억2000만 원을 각각 건넨 뒤 K리그 경기가 아닌 수요일마다 열리는 러시앤캐시컵 2011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3월 1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4경기에 출전한 A 씨는 한 경기에서 최소 2골, 최다 5골까지 모두 11골을 허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가 소속된 팀은 해당 4경기에서 1승 3패를 했다. B 씨는 한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파울 4개를 기록하며 후반에 교체됐고 소속팀은 졌다.
검찰은 두 선수를 대상으로 돈을 받은 경위와 승부 조작에 가담한 정도, 받은 돈이 또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전달됐는지를 확인한 뒤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두 김 씨가 조직폭력배에게서 자금 지원을 받았는지 등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 김 씨가 축구경기가 열리기 전 승부를 예측하고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토토식 복권에서 많은 배당금을 챙기기 위해 선수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토토식 복권이 법적으로 허용된 스포츠토토인지 불법 사설 복권인지,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배당금을 챙겼는지는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컵 2011은 프로축구 16개 팀이 모두 참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식 컵대회로 3월 개막해 리그가 진행 중이다.
강정훈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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