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피니언] OECD 한국 평가보고서

Posted April. 09, 2011 09:08,   

日本語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5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나라별 평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그제 내놓은 한국 구조개혁평가보고서는 한국경제에 대해 구조 개혁이 필수라면서 규제 완화를 거듭 권했다. 한국 정부의 진입규제 완화로 창업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은 인정하면서도 더 완화해야 한다는 권고를 덧붙였다.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해 지분한도를 더 늘리라는 요구도 있었다. 국내외 기업을 위한, 그리고 결과적으로 한국경제를 위한 환경개선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OECD는 한국의 농업 생산자에 대한 지원이 과도해 농산품 소비자가격이 국제가격의 두 배 이상이 되는 것도 문제라고 봤다. 기업들은 정규직에 대한 지나친 고용 보호 때문에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비정규직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보호를 완화하라는 지적이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은 62%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낮다. 보육서비스 확대 및 질 개선, 성과급제 확대를 통해 고용의 성차별을 해소하라는 충고다.

OECD는 경제 위기 때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너무 확대됐다며 지원책 축소를 주문했다. 한 줄짜리 지적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정책금융기관 네 곳이 2009년에 추가 공급한 21조여 원이 중소기업의 무더기 부도에 따른 대규모 실직 사태를 예방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 위기 때의 임시 지원조치가 위기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한계 기업까지 존속시키는 폐해가 생긴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말 종료할 예정이던 중소기업 패스트 트랙(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1년 연장했다. 내년 선거철에 정치바람이 들어가면 기업 구조조정은 더 어려워진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지원과 보호의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도 경쟁 속에서 부대끼면서 살아남아야 제몫을 한다. MBC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인숙(염정아 분)은 사람은 적당히 밟혀봐야 근력도 생기고 미친 듯 뛰어봐야 폐활량도 늘어난다고 말한다. 김주환 연세대 교수는 신간 회복탄력성(위즈덤하우스)에서 인간은 모든 역경을 얼마든지 이겨낼 잠재적인 힘,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역경을 극복해 봐야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