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폭발땐 북정권 붕괴 가능성 (일)

29일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남북 협력사업을 논의할 전문가회의가 열리면서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과 분화 시 북한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지질 및 화산 전문가들은 향후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활화산인 백두산은 서기 946년을 시작으로 1688년, 1702년, 1903년 4차례에 걸쳐 폭발한 전례가 있다.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김정일 정권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백두산이 과거 4차례 폭발한 규모로 분화할 경우 백두산이 속한 행정구인 양강도를 비롯해 함북 함남 등 주변 지역의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건물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이 화산재로 인해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분화 시 섭씨 500700도의 화쇄류(화산재 연기 암석 등이 뒤섞인 물질)가 백두산을 중심으로 반경 60km까지 퍼져 일대 동식물이 전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방방재청 산하 국립방재연구소 관계자는 지름 12km에 평균 깊이 213m인 백두산 천지가 폭발하면 그 속에 담긴 물 20억 t이 넘쳐 1시간 이후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이 잠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화 후에는 심각한 한랭화가 예상된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백두산 폭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화산에서 분출된 황산화물(용암가스와 화산재에 있는 황산입자가 혼합된 물질)이 햇빛을 반사해 한반도 일대 기온이 2개월간 2도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와 난민 발생으로 대량 탈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난과 식량난에 자연재해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백두산이 분화되면 북한 체제 유지에 부담이 되는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