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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정치파워 두손 든 당정

Posted February. 24, 20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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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기독교계의 반대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슬람채권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방침을 선회하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기독교의 정치적 파워에 새삼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17일 이슬람채권법 찬성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 가능성을 공식 거론하자 5일 만에 태도를 바꿨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주요 현안에 대해 불교, 천주교와 수년 째 갈등을 겪으면서도 별 태도 변화가 없던 한나라당이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발을 접한 뒤 1주일도 안돼 손을 든 이유는 뭘까? 정치권 안팎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기독교에 대한 애정과 교회의 여론 생산력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이명박 장로가 힘의 배경

이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대형 교회인 소망교회 장로다. 요즘도 가끔 원로목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김장환 김진홍 목사 등은 2007년 대선 때 직간접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 정부에서 기독교의 힘은 구체적인 정책 지원과는 별개로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애정과 관심에 기반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슬람채권법이 본보 보도(2월14일자 A8면)로 논란이 되자 이 법안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지난 1주일 간 잇따라 기독교계 지도자를 접촉했다. 22일에는 임종룡 제1차관, 주영섭 세제실장 등 기재부 최고위급 인사들이 기독교계 인사들을 만나 이슬람채권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같은 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어렵다고 선언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주요 법안의 경우 이해 관계자에게 정부가 설명할 수 있으나 차관까지 나선 것은 일상적인 소통을 넘어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실패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승헌 김갑식 ddr@donga.com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