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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MF쿼터+환율 패키지 빅딜안도 검토 (일)

정부, IMF쿼터+환율 패키지 빅딜안도 검토 (일)

Posted October. 22, 20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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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북 경주 시내에는 말을 탄 푸른 제복의 명예 기마경찰대가 눈에 띄었다. 경북 지역을 통털어 기마경찰대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주 보문단지 안에 위치한 호텔 입구에는 예외 없이 경찰들이 폭탄 탐지기로 차량을 점검했다. 경주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인 안압지()에선 청사초롱과 한지등()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날 경주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경제 수장들을 맞을 채비로 바빴다. 경찰들이 곳곳에서 검문을 했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신라 시대 연회장, 세계무대 등장

674년 신라 문무왕은 궁 안에 연못을 파고 화초를 심었다. 귀한 새와 짐승도 길렀다. 그리곤 군신과 귀빈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경북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안압지에 대한 이야기다.

정부는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22일 G20 재무장관 회의의 업무만찬을 안압지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경제 수장들에게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꼭두각시와 부채춤 공연, 한복 패션쇼, 리틀엔젤스 합창단 공연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복 패션쇼에서는 모델들이 G20 나라들의 국기를 디자인에 반영한 한복을 입고 무대 워킹을 한다. 만찬 행사를 담당한 이오컨벡스의 신영권 PD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알리고 G20 국가들의 화합을 강조하는 게 만찬 이벤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전통 문화 보여주기 뿐 아니라 실익을 챙기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었다. 지금까지 재무장관들이 만찬을 할 때는 대형 원탁 테이블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78명이 앉을 수 있는 소형 원탁 테이블 7개를 준비한 것.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옮겨 허심탄회하게 이슈들을 논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환율 문제나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과 같은 딱딱한 주제는 비공식 접촉이 더 중요하다. 경주의 가장 운치있고 아름다운 곳에서 만찬을 하는 만큼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위해 2500여 명의 경찰 인력을 투입했다. 경찰특공대 20여 명은 테러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호텔과 공항을 중심으로 현장을 점검했다. 경찰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반()G20, 반세계화 집회 대비도 했다.

경주 지역 승마클럽 회원 20여 명은 기마경찰대로 변신했다. 이들은 행사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신고한다. 국제적인 회의인 만큼 안전을 지키면서도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의 캐릭터인 포돌이와 포순이들도 시내를 돌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경호 분위기를 친근하게 이끌었다.

경북 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행사가 열리는 호텔을 중심으로 치안 강화 구역을 정해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며 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 20여 명의 통역 경찰도 뛰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전쟁 조율 시작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와 양자회담을 갖고 환율과 IMF 쿼터 개혁에 대해 논의했다. 22일에는 티머스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진다.

G20 재무차관과 중앙은행 부총재들도 21일 오후 경주 힐튼호텔에 모여 1박 2일 일정으로 재무장관 회의의 주제들을 사전 협의했다. 참석자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기보다는 각국의 입장을 차분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환율 문제와 관련해 양자회담과 수시접촉을 통해 쟁점들을 충분히 설명하고 G20 국가들의 자율 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자율 조정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정부안도 마련하고 있다. 정부의 안 중에는 IMF 쿼터 개혁과 환율 문제를 묶어 일괄 타결하는 방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들이 IMF 지분을 신흥국에 일부 양보하는 대신 신흥국들은 선진국들이 제기한 환율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형태로 서로 빅딜 하는 것이다.

G20 준비위 관계자는 빅딕은 여러 안 중의 하나다. 일부 국가는 이 같은 주고받기식 딜을 오히려 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조은아 turtle@donga.com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