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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북핵실험 후 개혁개방-세습반대-핵포기 요구 북, 중압력에 김정은

중, 북핵실험 후 개혁개방-세습반대-핵포기 요구 북, 중압력에 김정은

Posted February. 24, 20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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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해 5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한에 개혁개방과 세습 반대, 핵 포기를 요구하며 압력을 행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북한과 중국 관계자를 인용해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지난해 6월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을 극비에 중국에 보내고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은 중국의 압력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중국은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다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김정은의 방중에 대해 여러 사람이 물었는데, 지난해 여러 차례 밝힌 바와 같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5월 초 김정은의 후계자 지명을 설명하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중국에 파견했다. 장 부장은 핵실험 직후인 5월 말 상황 설명을 위해 다시 중국에 갔으나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그에게 개혁개방 세습 반대 핵 포기 등 3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중국은 이어 정부 고위관계자나 대표단의 북한 파견을 취소하고 중국의 기업과 대학에 체류 중이던 일부 북한 연구원을 돌려보내는 등 압력을 행사했다. 당시 런민일보 자매지 환추시보는 더는 위험한 불장난을 하지 말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그러자 북한은 6월 10일 김정은과 장 부장을 비밀리에 중국으로 보내 후계자 문제를 인정받는 한편 핵실험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당시 아사히신문의 김정은 극비 방중 기사에 대해 중국 정부는 007 소설과 같은 얘기라며 강력 부인했지만 파이낸셜타임스 등에서 같은 취지의 보도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해 7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고 말하는 등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이에 중국은 9월 중순 대북 석유 파이프라인을 잠그고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로 파견했다. 그 결과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6자회담을 포함한 다국 간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이끌어냈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당시 북한의 생명선(석유 공급)을 끊은 것은 다이 특사의 방문을 성공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석유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마지막 카드는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그는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면 2100만 달러 규모의 식량 원조와 수십억 달러의 경제개발사업을 제공할 요량이었다. 김 위원장은 원 총리에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비쳤지만 복귀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고, 원 총리는 2개의 선물 보따리 중 식량 원조만 약속했다.

이후 북한은 김 위원장이 작년 12월 경제특구가 있는 나선시를 시찰하면서 적극적인 대외무역을 지시했고 지난달엔 외자 유치를 위한 국가개발은행 설립을 발표하는 등 개혁개방에 전향적 자세로 돌아섰다.

중국이 북한 측에 내정 간섭에 가까운 요구를 하면서 압력을 넣은 것은 이례적이지만, 그만큼 북한의 핵문제와 경제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로 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북한이 겉으로는 개방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제난을 모면하기 위한 위장 개방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윤종구 이헌진 jkmas@donga.com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