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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스승 미-불제쳐 청출어람 쏘나타 100만대 수출효과 (일)

원전 스승 미-불제쳐 청출어람 쏘나타 100만대 수출효과 (일)

Posted December. 28, 20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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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1g이면 석탄 3t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한국은 자원빈국이 아니다. 석탄은 땅에서 캐는 에너지이지만 원자력은 사람의 머리에서 캐내는 에너지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전력 계통 복구를 주도했던 미국의 전기기술 대가 워커 시슬러 박사는 1956년 이승만 전 대통령을 만나 원자력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역설했다.

그로부터 53년 후 한국은 원자력발전소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직접 지어서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그것도 한국에 원자력 발전 기술을 전수한 미국과 프랑스 회사들과 당당히 겨뤄서 따낸 쾌거다. 청출어람()인 셈이다.

한국의 경쟁력을 인정

이번 수주에서 한국 컨소시엄은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과 일본 컨소시엄인 GE-히타치 등 세계 원전 시장을 독점해 온 선진 원전 공급사와의 경쟁에서 이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국은 1970년대 이후 30년간 원전 건설 및 운영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이번 수주는 이 같은 경쟁력을 UAE가 인정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는 기계 전기 전자 등 부문별로 약 200만 개에 이르는 기기로 구성된 첨단과학의 집합체다. 한국은 1978년 1호 원전 이후 거의 매년 1기의 원전을 건설해 현재 총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원자력 발전이 담당하는 연간 전력생산량은 국내 총 전력생산량의 36%로 세계 6위권의 원자력 발전국이다. 기술 자립도는 95%에 이른다.

또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최단 기간의 건설 능력도 갖고 있다. 한국 표준형 원전(OPR1000)은 건설에 52개월이 걸리지만 프랑스는 60개월, 러시아는 83개월, 미국은 57개월이 걸린다.

설계에서 유지 보수까지 모든 단계에 탄탄한 기업들이 포진한 것도 한몫을 했다. 설계는 한전기술, 기기 제작은 두산중공업, 건설은 현대건설과 삼성건설, 핵연료는 한전연료, 운영은 한국수력원자력, 유지 보수는 한전KPS가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원전설비 및 기술을 수출했다.

건설비용만 쏘나타 100만 대 수출 효과

이번 원전 계약 규모는 직접 건설비용이 200억 달러, 완공 뒤 운영, 연료봉 공급, 폐기물 시설 등 후속 부문이 200억 달러 등 모두 400억 달러로 추정된다. 직접 건설비용 200억 달러는 원화로 22조 원 정도로 NF쏘나타 100만 대 또는 30만 t급 유조선 180척의 수출 가격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다.

또 이번 수출은 원전을 지어주고 키를 넘겨주는 턴키방식이 아니라 건설에서 운영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창출 효과만 해도 연평균 1만1000명씩 향후 10년간 연인원 1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외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한국형 원전의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된 것은 선진 기술력을 가진 원전 산업 강국으로서 국가 이미지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격()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포스트 UAE 전략도 마련

세계적으로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면서 포스트 UAE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터키 요르단 등 원전 도입 계획이 가시화된 신규 원전 시장을 대상으로 민관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현지 사업자 및 유력 원전 사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중국 인도 등 거대 원전 시장의 틈새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전 도입을 계획 중이지만 도입 기반이 취약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원자력 인력 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 중장기적인 고객으로 삼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한상준 sublime@donga.com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