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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월드컵 서울 스노우잼논란속 어제 개막(일)

스노보드 월드컵 서울 스노우잼논란속 어제 개막(일)

Posted December. 12, 20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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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밤 서울 도심 한복판인 광화문광장에서 인간새들이 날아올랐다. 2009 스노보드 월드컵 서울 스노우잼에 참가한 선수들이 가파른 슬로프를 미끄러지듯 내려가자 곳곳에서 환성이 터져 나왔다.

서울 스노우잼이 이날 오후 6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사라 루이스 국제스키연맹(FIS) 사무총장 등을 비롯해 세계 정상권 선수와 임원진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유례가 없던 화려한 스포츠 이벤트여서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안전 문제나 예산 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세계 정상급 선수 대거 참여

1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 눈으로 하얗게 덮인 활주로와 점프대를 갖춘 특설경기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에서 아파트 13층 높이(34m, 길이 100m)의 경기장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경기장 꼭대기가 북악산 정상과 맞닿은 듯하다며 놀라워했다. 세종로를 따라 이어진 보도에도 가던 길을 멈춰선 시민들이 길게 줄을 이뤘다.

흥겨운 댄스 음악이 울리자 출발선에서 기다리던 한 선수가 활강을 시작했다. 약 20m 길이의 활주로를 빠른 속도로 내려오던 이 선수는 점프대에 다다라 힘껏 도약했다. 점프대까지 도달한 시간은 불과 3초. 정점에 오른 순간 스노보드를 잡은 채 공중제비를 시도하자 지켜보던 시민들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스노우잼 대회는 특설경기장 꼭대기 출발점에서 활강을 시작해 도약대에서 점프한 뒤 공중에서 회전을 하고, 착지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영화 국가대표로 유명해진 스키점프 경기는 공중에서 회전을 하지는 않는다. 비거리가 길어야 하고, 고난도 회전을 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본격적인 경기가 펼쳐질 12일 오후 6시부터는 세계 정상급 선수 9명이 토너먼트 경기를 벌이는 슈퍼매치가 열린다. 13일 오전 10시에는 본대회인 스노보드 월드컵 예선전이 시작된다. 국제스키연맹(FIS) 점수가 50점 이상인 선수 33명이 참가하고, 2명씩 대결하는 토너먼트로 경기가 진행된다. 각 선수가 두 번 점프를 한 뒤 점수를 합산해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결승 토너먼트 진출자 9명을 가린다. 오후 4시부터 열리는 결승 토너먼트에서는 각 선수가 세 번 점프를 해 가장 낮은 점수를 제외한 두 개의 점수를 합산해 우승자를 결정한다.

멋진 이벤트 vs 낭비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던 대학생 김혜진 씨(20여)는 도심 속에서 이런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이 놀랍다며 서울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회사에 근무한다는 신성일 씨(28)도 세계에 내놓을 만한 좋은 상품이 될 것 같다며 좋은 작품에는 항상 논란이 따르는 만큼 대회를 둘러싼 비판도 곧 사라질 것이라고 칭찬했다.

도심에서 교통체증까지 빚어가며 이런 행사를 열어야 하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원대상 씨(55서울 강동구 천호동)는 역동적이고 신기하기는 하지만 광화문광장의 자랑인 북악산과 경복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며 단 사흘간 벌어지는 경기를 위해 거액(12억 원)을 들이는 것도 낭비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박용운 씨(40)는 새로운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과연 이런 행사로 상업적 효과를 거둘지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유성열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