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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일대학생이 한국 구치소에?

Posted March. 31, 20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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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걱정 끼쳐 드려 죄송해요.

일본 요코하마() 시에 거주하는 중년여성 A 씨는 새해 벽두에 이 같은 말로 시작되는 편지 한 통을 받고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부터 연락이 끊겨 실종된 줄 알았던 큰아들 B 씨(25)가 보낸 것이었다. 편지의 발송지는 뜻밖에도 한국 인천의 한 구치소였다.

편지엔 평범한 대학생이던 아들이 마약밀반입 혐의로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30일 A 씨 모자의 사연을 소개하며 젊은이들을 모집해 한국 동남아 등지에서 마약운반책으로 이용한 일본 마약밀매단의 실태를 고발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벌던 B 씨는 지난해 10월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휴대전화 인터넷 게시판에서 눈에 띄는 광고를 접했다. 해외여행을 즐기며 돈 버는 아르바이트라는 내용이었다. 어떤 일인지 궁금해 연락했고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남성 5, 6명을 만나 식사 대접을 받았다. 이 남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B 씨 사정을 들은 뒤 우리가 돌봐주겠다며 친절하게 대했다. 그러면서 일거리를 제안했다. B 씨가 제의받은 아르바이트는 말레이시아에서 여행가방을 받아 한국으로 가져가기만 하는 간단한 일이었다. 수고비는 30만 엔(약 414만 원). B씨는 또 다른 아르바이트 고용인인 20대 초반 일본인 여성을 나리타공항에서 만나 말레이시아로 함께 출국해 휴대전화로 지시를 받으며 현지에서 한 백인 남성에게서 가방을 건네받았다. 같은 날 두 사람은 한국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마약밀반입 혐의로 체포됐다.

어머니 A 씨는 아들이 구치소 수감 후 보낸 편지들을 통해 한국에서 아들과 같은 일을 하다 체포된 일본인이 더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이 중엔 가족에게 한국 여행을 간다고 말한 뒤 자취를 감췄던 또 다른 일본인 C 씨(24)도 포함돼 있었다. 일본 경찰은 지난달 B 씨 등 젊은이들을 모집해 마약 운반책으로 알선해온 와타나베 교(변20) 씨를 체포한 뒤 밀매단의 윗선을 쫓고 있다. 대학생인 와타나베 씨는 경찰 조사에서 매달 30만 엔을 받고 지난해 9월부터 이 같은 광고를 휴대전화 사이트에 게재해 지금까지 15명을 해외로 보냈다고 진술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남원상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