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미FTA 비준 어떻게 성사시키나

Posted March. 31, 2008 03:03,   

日本語

카란 바티아 전 USTR 부대표=1년 전 한미 FTA 타결은 양국 모두에게 정말로 매우 의미 있는 전진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까지 비준이 되지 못했습니다. 여러 이슈가 방해하고 있지만 미국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쇠고기 수입 문제입니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저 역시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양국이 취해야 할 첫 조치는 쇠고기 문제 해결이라고 봅니다. 그게 이뤄져야 자동차 등 다른 이슈가 어떻게 될지 의회 분위기를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다.

김석한 변호사=쇠고기 문제는 본질적으로 FTA 이슈가 아니지만 이걸 털지 않으면 앞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전에 그 일을 마무리 짓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회(이기홍 워싱턴 특파원)=쇠고기 문제만 풀리면 FTA의 미국 의회 비준이 가능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FTA 주무 상임위인 하원 세입위원회의 찰스 랭글 위원장은 지난해 본보 인터뷰에서 자동차 부문 재협상 없이는 절대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는데요.

바티아 전 부대표=FTA가 미국에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줄 것이라는 사실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현실이 아니고 만져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만약 쇠고기 문제가 해결돼 한국 시장이 국제기준에 맞게 지속적으로 열린다면 미 의회의 분위기는 우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김 변호사=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미국은 선거의 해이고 민주당은 아직도 후보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무역 이슈는 계속 매우 논쟁적이고 감정적인 이슈로 남을 겁니다. 그런 환경 속에 미 의회가 쇠고기 문제 해결만으로 FTA를 받아들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쇠고기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한 미국 쪽 관심사항의 일정한 측면을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될 것으로 봅니다.

사회=한국은 이미 재협상 요구를 받아줬습니다. 한국 정부도 자동차 재협상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는데요.

김 변호사=불행히도 현재 문제의 근원은 한국이나 무역의 본질에 관한 게 아닙니다. 미국의 국내 정치가 문제의 근원입니다. 한미 FTA는 훌륭한 내용의 협정이고 합리적이지만 미국의 국내 정치 이슈에 매여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관한 한 양국이 미국 측의 관심사의 일정 부분에 귀를 기울이는 제스처가 필요하게 될 것 같습니다. 순전히 미국 국내 정치적 조건 때문이지요.

허바드 전 대사=쇠고기 문제 해결은 분위기를 매우 극적으로 바꿀 것이고 비준을 위한 기회를 창출할 것이지만 자동차 문제는 정치적으로 심각한 이슈로 남아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더 이상의 개정은 없다는 USTR의 방침에 저도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자동차 업계의 관심사항 중 일부는 FTA의 내용을 바꾸는 것과 별개로 양국의 공동 노력에 의해 대답이 요구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사회=그렇다면 쇠고기 문제가 해결됐다는 가정 하에 연내 비준을 위한 물리적 시간은 충분한가요? 한국 정부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바티아 전 부대표=가까운 미래, 즉 올 가을 이전에 미 의회에서 비준되길 바란다면 양당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계몽 캠페인을 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데드라인이 오늘 내일은 아니지만 별로 멀지 않습니다.

허바드 전 대사=그렇습니다. FTA가 올해 통과 안 될 가능성이 꽤 크지만 저는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언젠가는 반드시 비준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데드라인은 없는 거지요. 하지만 적기는 금년입니다. 5월 말 이전에 의회에 비준안이 상정된다면 시간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김 변호사=시간표만으로 본다면 의지가 있다면 가능합니다. 물론 정치상황이나 쇠고기, 자동차 문제 등을 생각할 때 타이밍이 좋지 않습니다. 미국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고, 자유무역이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다음 선거에서도 상하원 모두 의석을 늘릴 것으로 보이고 버락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 등 유력 대선주자도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쇠고기, 자동차에 이어 쌀도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후보는 벌써 쌀 문제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서둘러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2009년으로 넘긴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