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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넓어진 보폭

Posted October. 19, 200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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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최근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의 최고고객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이 전무가 현재 맡고 있는 업무와는 연관이 없는 조선소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그의 이번 거제행()과 관련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활동 영역 확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다.

이건희 회장 대신 거제조선소 방문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전무는 5일 그룹 전략기획실의 전략 담당 전무급 임원 2명과 함께 거제조선소를 방문했다.

이 전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거제조선소 곳곳을 둘러보며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을 격려했으며, 특히 최근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경영 현황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이 회장이 조선소를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일정상의 문제로 장남인 이 전무가 대신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오너 경영자가 거제조선소를 방문한 것은 1990년대 초 이 회장의 방문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의 이번 방문은 그가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보폭을 점차 넓혀 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올해 들어 매월 유럽, 동남아, 중국, 남미, 미국 시장을 방문하는 등 고객사를 만나며 해외 행보를 가속화해 왔다.

또 7월 과테말라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 때도 부친인 이 회장과 함께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속도 붙은 그룹 경영권 승계

물론 이 회장의 연령 등을 감안하면 이 전무가 부친의 뒤를 이어 그룹 총수가 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만 삼성그룹 내에서 이 전무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최근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의 산하 사업부문장 겸직을 해제한 뒤 조수인 부사장을 후임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임명하고 김재욱 삼성전자 사장을 삼성SDI 사장으로 발령했다.

또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을 삼성테크윈 카메라사업본부장으로 겸직 발령 내면서 신()성장 사업으로 떠오른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삼성전자에 사실상 이관하는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이 때문에 그룹 내부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사업구조 재편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윤종용 부회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이 전무와 새롭게 호흡을 맞출 포스트 윤 체제가 조금씩 구축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은 삼성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는 데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강남 신사옥으로 옮겨 가는 등 상징적인 일이 산적해 있다면서 내년에 40세가 되는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 행보가 빨라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원 김용석 changkim@donga.com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