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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비판으로 44일만에 말문 열어

Posted September. 01, 20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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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31일 현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7월 17일 청와대브리핑에 개헌에 대한 의견을 밝힌 지 44일 만이다.

주제는 언론, 논조는 맹비판이었다. 그것도 한국방송프로듀서(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이라는 덕담을 해야 하는 자리에서, PD와 다른 직역인 기자들을 도마 위에 올렸다.

그간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해 온 것과는 딴판으로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말을 듣고 싶어 했다.

대외적으로는 40여 일 이상을 끈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해결됐지만, 아프간 사태는 우리 정부의 외교 실력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러왔다.

남북 정상회담의 연기로 워싱턴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임기 말까지 외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 어그러졌고, 한미동맹 관계에 이상 기류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뉴욕에서의 유엔총회 연설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0년 넘게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 연루 사건은 노무현 정부가 내세워 온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지만 사과성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

가짜 박사 신정아 파문의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변양균 정책실장 사안은 청와대 대변인실이 총대를 메고 대응에 나섰지만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PD 창립 기념식에서 언론에 무슨 대의가 있느냐고 언론을 비판한 뒤 제가 복잡한 말을 했는데, 이 복잡한 얘기는 기자들은 쓸 수가 없다. 복잡한 인과관계는 기자들은 쓸 수가 없다. 그야말로 PD여야 긴 얘기를 담아낼 수 있다며 기자=적, PD=우군이란 도식을 설정했다.

행사에 앞서 노 대통령은 참모들과의 내부 회의에서 (언론정책 관련 참모들) 문책할 사유가 있어야 문책을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국의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이 30일 정부의 이른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란 취재제한 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관련 당국자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