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한빼고 회담

북한이 13일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대표가 참석하는 북-미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북한은 회담 참석 대상에서 남한을 제외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 이찬복 상장(한국의 중장) 담화에서 조선반도의 평화, 안전보장과 관련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 쌍방(북한과 미국)이 합의하는 임의의 장소에서 아무 때나 유엔 대표도 참가하는 조선(북한)과 미국 군부 사이의 회담을 진행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제안은 영변 핵시설 폐쇄 등 213합의 초기 조치 이행과 18일 6자 수석대표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이 상장은 담화에서 우리 핵문제의 본질은 미국의 핵문제라며 우리 인민은 미국의 끊임없는 핵 위협 속에 살고 있는데도 미국이 우리(북한)의 핵 위협과 조선반도 비핵화를 떠들고 있는 것은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핵문제를 구실로 계속 압력을 가하고 남조선에서의 무력 증강 책동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응당한 수준의 대응 타격수단 완비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213합의 이행이나 6자 회담은 하늘로 날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왜 남한을 빼고 (북-미 회담을) 요청했는지 좀 더 진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문제는 남북 간 대화를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제안이 6자 회담의 틀에서 한반도 평화 논의나 남북한 군사회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록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