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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잘못된 시위

Posted November. 24, 200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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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22일 개최한 1차 국민총궐기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진 것을 놓고 참여 단체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참여 단체 중 하나인 문화연대 선용진 사무처장은 22일 시위와 관련해 한미 FTA는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협상이라며 그들에게는 더는 물러설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국본의 참여 단체 중에서도 폭력만큼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환경운동연합 이상훈 정책실장은 사회에서 용인되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어야 하는데 어제의 폭력 행위는 누가 봐도 잘못되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도 어제 집회는 수도권에선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지방에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돼야 하고 그럴 때 시위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범국본은 한미 FTA 저지를 위해 3월 28일 출범한 단체로 올해 초 정부가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발표하자 영화 및 문화, 농민단체들이 주축이 돼 반()FTA 투쟁을 벌이다 조직이 확대됐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등 300개 이상의 단체가 모여 있으며 한미 FTA 체결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농민과 문화단체가 많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615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 등 반미 성향의 단체들도 포함돼 있다.

범국본의 공동대표는 참여 단체의 대표들인 오종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의장,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총장,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 등 13명이 맡고 있다.

범국본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미 FTA 중단, 대통령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2일의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성난 민심의 표출이라며 정부는 시위에 대한 엄정 대처나 불허가 아니라 그들이 과격 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은 불법 폭력시위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정부의 엄단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합법적 시위문화 정착의 공감대가 높은 마당에 공공기관 담을 허물고 방화하는 수준의 과격한 시위를 벌인 것은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며 정부는 엄정하게 대처해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모든 것이 국가 안보가 흔들리고 나라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라며 정부가 확실한 법 집행으로 모든 문제에 정확히 대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정부는 솜방망이 처벌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하여 불법 폭력시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윤종구 creating@donga.com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