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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장 작년 안기부도청 모두 공개 내부갈등

김차장 작년 안기부도청 모두 공개 내부갈등

Posted October. 31,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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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국정원 1차장은 누구

김 차장은 윤광웅 국방부 장관, 이종백 서울고검장 등과 함께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부산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정보관리실장으로 발탁됐다가 이라크 정부합동조사단장을 거쳐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복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과 함께 세종연구소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고, 이 장관이 NSC 사무처장으로 있을 때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어 이종석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김 차장은 노 대통령이 직접 거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의 직접 신임이 두텁다는 얘기다. 김 차장이 NSC 정보관리실장으로 있을 때 노 대통령에게 보고를 잘해 눈에 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국정원 내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능력 자체를 문제 삼기는 힘들다. 워낙 부지런하고 열심히 한다고 했다.

그러나 첫 내부 승진 케이스로 국정원 수장이 될 만큼 실력과 신망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국정원 관계자들도 김 차장이 차기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내부 승진이라며 반기는 기류는 아니다. 국정원의 다른 관계자는 김 원장이 김 차장의 인물 됨됨이를 정확히 판단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비토당할 만 하다는 얘기다. 청와대 일각에서 국정원 출신인 김 차장이 차기 원장에 기용되면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말이 나오는 것과 실제 국정원 내부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국정원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 차장은 정권과 코드 맞추고 여권 인사들에게 잘 하는 것 외엔 한 일이 없다. 전형적인 해바라기 스타일이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국정원 내부 갈등 있었나

김 차장은 지난해 구 안전기획부 도청 사건 때 과거 도청 사실을 모두 공개하자며 정면 돌파를 주장한 장본인이라고 국정원 직원들은 전한다. 당시 청와대가 김대중 정부의 도감청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방침을 정하자 김 차장이 직접 총대를 메고 양심선언과 감청 장비 폐기를 주도했다는 것. 국정원 직원들은 김 차장이 앞뒤 안 가리고 밀어붙이는 바람에 지금은 북한에 대한 통신감청까지 제대로 못하는 지경에 처했고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에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번 386 간첩단 의혹 사건 수사를 둘러싼 알력도 있었을 수 있다. 국정원의 한 고위 간부는 김 원장의 간첩사건 수사에 대한 의지는 엄청나다. 대공 분야가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느냐고 한탄하고, 여러 차례 독려했다. 이런 처지이니 지금 청와대와 코드가 맞겠는가고 말했다.

김 원장 측에서 간첩 등에 대해 청와대와 시각이 딴판인데 더 이상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식으로 자리보전해서 뭐하겠느냐. 때려치는 게 낫다라는 얘기들이 나왔다는 것이 국정원 관계자들이 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 원장은 30일 국정원 내부 회의에서 간첩 사건 수사와 관련한 외부 압력설 등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수사는 피의자의 인권보호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만큼 적법절차에 따라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원들은 이럴 때 일 수록 흔들림 없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관 조수진 yongari@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