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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만듭시다

Posted August. 02, 2006 03:01,   

日本語

한국인 입맛에 맞춰라.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퉈 한국형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미국 유럽 등지에서 히트 친 제품을 그대로 들여왔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가정용 스탠드에어컨과 흡입력이 조절되는 청소기, 빵 굽는 과정이 표시되는 토스터, 한글로 기능이 표시된 자동차 등이 대표적인 상품들.

아우디코리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Q7의 계기판에는 한글이 적혀 있다. 오디오와 TV, CD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차량 높이 조절 기능 등 기계장치 작동버튼의 메뉴를 모두 한글로 써놓았다.

볼보코리아, BMW코리아 등은 한글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달고 있다. 푸조코리아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대형 승용차인 607HDi 모델에 부착해 판다.

스웨덴 가전회사인 일렉트로룩스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제품 기능을 바꾼 적 없는 청소기 트윈클린을 한국형으로 따로 만들어 팔고 있다.

먼지만 없애주면 만족하는 외국 소비자와 달리 한국 소비자들은 먼지를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빨아들이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흡입력을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제품이다.

캐리어코리아의 한국 가정용 스탠드에어컨도 한국인 구미에 맞도록 설계한 제품.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서 스탠드에어컨은 100% 업소용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힘세고 서 있으면서도 예술품 같은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에 따라 이런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독일 가전회사 크룹스는 한국인들의 성격이 대체로 참을성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토스터에 액정표시장치(LCD)를 달았다. LCD는 빵이 구워지는 과정을 알려준다. 기다리기를 무척 싫어하는 상당수 소비자가 LCD 창을 보고 있다가 이쯤 구워졌으면 그냥 먹자라며 작동을 중단시킨다는 조사에 따른 것이다.

류경우 크룹스 차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성엽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