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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 난 통추멤버 97대선 DJ캠프 참여

Posted March. 28, 200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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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 씨는 금융계의 마당발로 통하지만 그의 학력과 경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남 영광군 출신인 그는 1977년 2월 경북 구미시에 있는 금오공고를 졸업했다. 김 씨는 평소 한국외국어대와 미국의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대학의 동창회 명부에 이름이 없어 대학 이상의 학력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김 씨는 아더앤더슨코리아의 부회장으로 금융기업 구조조정 관련 컨설팅 업무를 주로 했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다. 그가 말한 다른 경력도 믿을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정치권에 입문하며 알려져

김 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멤버로 참여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김 씨는 1996년 신한국당에 비공식 참모로 들어가 정치특보를 지냈다. 당시 그는 실적이 별로 없는 H기획 대표 명함을 갖고 다녔다.

이후 김 씨는 1997년 9월 기아경제연구소 이사로 들어갔다가 대선 직전인 같은 해 11월 DJ 캠프에 합류해 전략기획특보를 맡으면서 정치권 인사들과 교분을 쌓았다. 이때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실무기획단장을 맡았던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더앤더슨, 구조조정 프로젝트 싹쓸이

김 씨는 S회계법인을 거쳐 1997년 말 아더앤더슨코리아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아더앤더슨의 독주가 시작됐다.

정부 주도의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우자동차, 하이닉스반도체, 쌍용자동차, 현대석유화학, 부실 보험사 등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가 대거 아더앤더슨의 몫으로 돌아갔다.

당시 그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재경부 장관, 금융감독위원장 등 고위 관료들과 친분을 가질 정도로 위세가 막강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처럼 득세할 수 있었던 이유로 DJ 아들과의 친분을 과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조조정 업무에 깊숙이 관여했던 A 씨는 김 씨는 사석에서 DJ 아들과 실세 정치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친분을 과시했다며 이것이 재경부와 금감위 관리들이 김 씨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가 아더앤더슨코리아에 근무할 때 경제부총리 출신인 진념() 씨와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재경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의 자녀가 이 회사에 직원이나 인턴으로 들어갔다. DJ의 처조카인 이정택 씨와 팽동준() 전 예금보험공사 이사는 고문으로, 강운태() 전 의원은 회장으로 영입되기도 했다.

현대차와는 어떤 인연?

김 씨는 DJ 정부 말기 대통령의 아들들이 구속되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김 씨에게 로비를 맡겼는지도 의문이다.

재계에서는 2000년 당시 현대그룹에서 이른바 왕자의 난이 터졌을 때 김 씨가 정몽구() 회장의 진영에서 현대차의 성장성과 미래 가능성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해 정 회장에게 힘을 보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후 아더앤더슨과 인베스투스글로벌은 20002004년 현대차의 컨설팅 업무를 맡았고 수수료로 수십억 원을 받았다. 이런 과정에서 일종의 해결사 역할을 맡게 됐고 결국 현대차그룹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