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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 실패 반성 않고 타자체 심판하자는 여당

[사설] 국정 실패 반성 않고 타자체 심판하자는 여당

Posted February. 20, 20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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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후보가 당의장에 선출됐다. 여당이 지도부 개편을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국민을 위한 책임정치에 나서 줄 것을 요망한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한 것은 말만 요란했을 뿐,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 그렇다면 2004년 4월 총선에서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도 국정()을 표류시킨 데 대해 자성()부터 하는 것이 여당다운 자세다. 그래야 다시 희망을 가져 보자는 반응도 얻을 것이다.

그런데 정 의장은 수락 연설에서부터 남 탓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와 국회는 깨끗해졌는데 한나라당이 85%를 석권하고 있는 지방정치가 인사와 토착비리로 썩고 병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혈세를 낭비한 자치단체와 단체장에 대해 국회가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야 한다며 지방정치 심판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방정치 말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주도해 온 중앙정치(국정)는 성공적으로 잘해 왔다고 믿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방정치가 그토록 부패했다면 정부 여당은 지난 3년간 무얼 하고 있다가 지금 와서 심판론을 들고 나오는가. 많은 국민은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오니 정치공세를 펴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방정치가 그야말로 썩고 병들었다면 정 의장이 아니라 유권자가 표()로 심판할 일이다. 그것이 지방선거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느닷없는 지방정치 심판론 말고도 정 의장은 지난날 적지 않은 문제 발언을 했다. 그는 2004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노인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며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국방비를 줄여 양극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불렀다.

정 의장은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아직 뜨지 않고 있다. 시류()는 가벼울 때가 많지만 그래도 민심의 저변에는 깊이 있고 익은 인물에 대한 갈증이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