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가자, 정책선거로

Posted February. 20, 2006 03:01,   

日本語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뽑는 531지방선거가 20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선거부터는 정당과 후보자들이 정책으로 경쟁하는 풍토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대방 헐뜯기와 선심성 공약 남발, 학연 혈연 지연을 동원한 연줄 투표, 돈 선거 등으로 얼룩졌던 지금까지의 낡은 선거문화를 바꿔 이제는 이행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정책선거를 하자는 것이다.

본보는 이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독립 연구기관인 재단법인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공동으로 이번 지방선거를 정책선거로 이끌어내기 위한 매니페스토(Manifesto대국민 정책계약) 운동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의 매니페스토 운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일본 게이오()대 매니페스토연구회(회장 소네 야스노리 게이오대 교수)가 이를 후원한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19세기 초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일본에서는 2003년 지방선거 때 도입돼 지난해 중의원 선거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되는 등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 운동은 추상적인 슬로건이나 장밋빛 제안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고 선거 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의 무책임한 선거공약 제시를 지양하자는 취지이다. 이 운동에 동참해 공약을 제시하면 정책목표 추진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놓고 후보자들 간에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토론이 벌어지는 정책선거가 가능해진다.

본보와 의회발전연구회는 우선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16개 시도의 시장과 도지사 후보자들이 내놓는 공약을 중심으로 이 운동의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하고 당선자가 결정되면 취임 1년 후부터 매년 이행 상황을 평가할 예정이다. 2007년 대통령선거 때도 이 운동은 계속된다. 이를 위해 의회발전연구회 내에 매니페스토전담팀(02-784-5710)을 별도로 구성했다.

선거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 운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중앙선관위는 23일 한국형 매니페스토 정착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여는 데 이어 3월 10일경 정당, 학계, 시민단체와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을 가질 계획이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