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피니언] 등과 언론

Posted August. 23, 2004 22:03,   

日本語

신문사에서 쓰는 말 중 데스크 본다는 게 있다. 기자가 쓴 기사를 그 부서의 차장, 부장 등 데스크(책임자)가 손질한다는 뜻이다. 표현은 물론 일선기자가 미처 못 본 전후좌우까지 챙겨 기사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한다. 데스크복()이 처복()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엊그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덩샤오핑도 명()데스크였던 모양이다. 덩 동지는 수십년간 사설과 기사를 고치면서 폭넓은 식견과 사상으로 인민일보를 이끌었다고 최근 인민일보 영문 인터넷판이 전했으니.

덩샤오핑이 명데스크라는 게 자랑일 수는 없다. 최고권력자의 사전 신문검열을 인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언론을 선전 선동기구로 보는 공산국가에서 이를 통제하는 건 민주국가에서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것만큼 당연하므로 흉이 아닐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이후 언론통제가 국가신뢰를 추락시킨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언론을 존중하는 듯했으나 다시 고삐를 당겼다. 후진타오 주석은 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민감한 문제에 관한 논의는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덩샤오핑은 좀 달랐다. 1957년 3월 19일 인민일보는 막 발진한 대약진운동에 대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설을 썼다. 공산당원이 아닌 사람들이 하는 비판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넣은 사람이 덩이었다. 9월 30일 사설 대중의 비판과 의견을 듣자의 사전 원고를 본 덩은 대중으로부터 비판과 의견을 되풀이해 간청하자로 고치면서 세 차례나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1월 1일 사설에서 그는 대중의 비판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비판까지 필요하다고 다시 지적했다. 연속해서 106회나 사설, 기사를 고친 적도 있다고 했다.

덩이 중국 경제는 몰라도 언론과 민주 발전을 가져왔다고 하긴 어렵다. 인민일보 편집진이 덩을 추모하며 쓴 글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덩은 언론이 사회 통합과 안정에 보탬이 돼야 한다면서도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비판이 아니라 침묵이라고 했다. 언론 비판을 못 참는 리더와 침묵의 위험을 아는 리더, 어느 쪽이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지는 생각해봄 직하다.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