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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업 더위 비켜!

Posted August. 05, 20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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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임진강을 따라 시원스럽게 뻗은 자유로 끝자락에 자리한 파주. 북한을 가까이 하고 있는 이 지역은 아직 미개발지로 남아 있어 국내에서 보기 드문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율곡 묘를 비롯해 왕릉 등 역사 유적과 유원지도 있지만 좀더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파주 카트랜드에 가보자.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카트 체험과 활쏘기, 서원 탐험을 동시에 즐기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스릴 넘치는 카트 체험

시속 60km로 달리면서 시속 200km 이상의 스피드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트.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카트는 자동차의 원리를 축소한 미니 자동차를 말한다. 기어조작이 필요 없고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통일전망대 건너편 통일동산에 위치한 카트랜드에서는 청정 지역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스피드를 마음껏 낼 수 있다. 경주장의 길이는 600m. 아이들 장난감 같은 카트들이 트랙을 도는 소리가 제법 우렁차다.

미니경주차인 만큼 코스도 짧아 처음 보면 다소 실망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급한 생각은 금물. 출발 후 노면을 타고 오르는 차체의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순간 짜릿한 쾌감 질주는 시작된다.

카트는 과감하게 운전해야 스릴을 맛볼 수 있다. 가장 재미있는 코스는 S자. 일반 도로 주행과 달리 아웃 인 아웃 기법을 사용하여 직선처럼 달리는 게 재미있다.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며 코너링을 할 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 여기에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은 스스로 카레이서가 된 것 같은 환상을 갖게 한다.

이렇게 경주장을 몇 바퀴 돌고 나면 차에서 내리는 것이 아쉬워진다. 한번 타는 시간은 710분. 주어진 시간 동안 경기장을 10바퀴 정도 돌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

카트의 가장 큰 매력은 속도감. 레저용 카트의 최고 속도는 시속 6070km. 그러나 오픈카인데다 노면에서 운전석 바닥까지의 높이가 4cm 정도밖에 안돼 노면과의 마찰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에 체감속도는 실제 속도의 3배나 된다. 더 욕심을 낸다면 최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레이싱 카트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탈 수 있는 2인용 카트도 있는데 연인들에게 더 인기다.

카트는 차체가 낮아 전복될 위험이 없고 카트 경기장 옆으로 타이어와 스펀지를 이용한 방어막이 설치되어 안전하다.

카트는 키가 120cm 이상이면 탈 수 있는데 조작 원리만 익히면 두려움을 모르는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 자동차 경주가 활성화된 유럽 등지에서는 F1(최고 자동차 경주대회) 드라이버의 90%가 카트부터 시작할 정도. F1 최고의 레이서인 미하엘 슈마허도 네 살 때부터 카트를 몰았다고 한다.

카트는 담력과 함께 민첩성과 집중력, 지구력, 판단력을 키우는 데 아주 좋다. 뿐만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 마음껏 달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달리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

활화살 전문 박물관도 들러볼 만

카트랜드에서 자동차로 7분 거리에 영집궁시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수대에 걸친 가업을 이어받아 전통화살장인의 길을 걸어온 무형문화재 유영기씨가 사재를 털어 세운 국내 최초의 활화살 전문박물관이다. 활을 통해 조상의 지혜를 볼 수 있는 박물관과 활쏘기 체험장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활의 모양과 기능, 활 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우선 흔히 알고 있는 세모꼴의 뾰족한 촉은 갑옷을 입은 적에게 사용하는 것 반면 도끼날처럼 생긴 화살촉은 단번에 치명상을 입힐 때 쓴다. 쏘면 소리가 나는 화살인 효시는 지휘관의 신호용으로 사용되고, 조선시대 비밀병기로 꼽히던 애기살은 작지만 속도가 빨라 저격용 화살로 사용됐다. 한번에 수백 개의 화살이 동시에 날아가는 로켓화살은 초반에 기선을 잡는 심리전에 쓰였다.

이곳에선 활과 화살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활은 90cm 길이의 대나무를 휘어서 줄을 매고, 화살용 나무재료에 인조 쇠심줄을 감고 깃털을 붙이면 완성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세심한 작업이라 1시간반 정도 걸린다. 화살촉은 말랑말랑한 고무촉으로 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자신이 직접 만든 것으로 활쏘기를 한 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율곡 이이 선생의 위패가 봉안된 서당과 율곡 선생의 묘소, 율곡기념관이 있는 자운서원에 들러도 좋고 카트랜드 옆 자동차극장에서 한여름 밤의 영화 관람을 하는 것도 좋을 듯.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49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