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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진먼다오와 대만해협

Posted July. 28, 20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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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8월 2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불과 10km 떨어진 진먼다오()에 2시간 동안 무려 3만여 발의 포탄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 이날 포격으로 대만군 중장(한국군 계급으로는 소장) 3명을 포함한 군인 600여명이 숨졌다. 포격은 10월 하순까지 두 달 동안 이어졌다. 유명한 진먼다오 포격사건이다. 당시 장제스()군은 대만해협의 진먼, 마쭈() 두 섬에 10만여명의 병력을 배치한 채 윈난() 구이저우() 쓰촨() 등지에 특수부대를 투입하고 전단을 살포하는 등 대륙 수복을 위한 비정규 군사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마오쩌둥()은 그해 9월 펑더화이() 국방부장 명의로 대만 동포에게 고()하는 글을 발표했다.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원하지만 미국을 등에 업고 두 개의 중국 또는 대만 독립을 획책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포격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는 태평양과 지중해의 항공모함 6척을 대만해협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당시 존 덜레스 국무장관은 중국에 대한 원폭 공격까지 주장했다.

올여름 대만해협에 진먼다오 포격의 어두운 그림자가 또다시 드리워지는 느낌이다. 중국은 대만 독립 성향을 노골화하고 있는 천수이볜() 정권에 대한 경고 목적으로 푸젠성 둥산다오()에서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대만도 싼샤()댐 등 중국 전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은 물론 총통의 미 군함 대피계획까지 포함한 한광()훈련을 실시 중이다. 미국은 8월 하순 항모 7척을 동원해 중국과 가까운 서태평양에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해상기동훈련을 벌인다. 46년 전과 흡사한 모습이다.

미국 레이건 행정부의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방장관은 1990년대 초반 제3차 세계대전이라는 책을 펴냈다. 양안 전쟁 발발 때 미군 전력이 이동하는 틈을 타 북한이 남침하거나 한반도 전쟁 발발 때 중국이 대만 통일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한반도와 대만해협이 연결고리라는 뜻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경계하는 분석이 많지만 대만해협은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황유성 베이징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