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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위축

Posted April. 14, 20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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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얼마 전 자동 주차 기능을 갖춘 차량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복잡한 주차공간에서 운전자가 힘들게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용해 주차하는 기능이다. 도요타는 미래형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서도 부동의 선두를 지켜가고 있다.

도요타가 이처럼 기술력에서 앞서 갈 수 있는 이유는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 도요타의 2002 일본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 R&D 투자비는 6720억엔(약 6조7200억원)으로 현대자동차(9154억원2002년 기준)의 7배가 넘는 금액이다.

가뜩이나 외국 선진기업들에 비해 뒤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R&D 활동이 점점 위축되고 있다.

한국이 보유한 세계 일류상품이 계속 줄어 중국의 14분의 1에 불과하다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는 한국의 소홀한 R&D 투자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R&D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불안한 미래 경쟁력=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11개 주요 산업별 국내 1위 기업의 R&D 투자(2001년 기준)는 세계 500대 기업의 각 산업별 평균치의 30%에 그쳤다.

그나마 세계 초일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이 비율은 15%로 떨어진다고 KDI는 설명했다.

특히 의약(1%) 식품(3%) 자동차부품(6%)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6%) 등 4개 산업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상위 20개 기업의 2001년 R&D 투자 총액은 6조2377억원으로 미국의 4위 업체인 화이자(6조3690억원) 한 곳의 투자액보다도 적었다.

계속 줄고 있는 R&D 투자=매출액과 비교한 R&D 투자 규모에 있어서도 한국은 외국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8%로 해외기업의 5.5%의 절반 수준이다.

더욱 큰 문제는 R&D 투자 규모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 연도별 국내기업의 R&D 투자증가율은 2000년 16.2%, 2001년 16.3%였으나 2002년에는 7.5%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R&D 활성화는 범국가적 과제=국내 기업들은 외국의 선진기업들에 비해 매출액 규모가 적은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계 컨설팅업체인 모니터컴퍼니의 송기홍() 부사장은 한국 기업의 R&D 조직은 수십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결과물은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 기업들은 우선순위가 높은 4, 5개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R&D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산업계의 목소리도 높다.

무역협회 고영만() 무역진흥팀 차장은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폭을 늘리고 R&D 관련 설비투자의 세액공제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치영 공종식 higgledy@donga.com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