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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찬밥 마쓰이는 각광

Posted November. 13, 2003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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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전야의 고요함인가, 찻잔 속 태풍인가.

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지 13일로 나흘째. 나오자마자 메이저리그 팀들의 추파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 조용하다. 이승엽은 아예 휴대전화를 꺼놓고 잠수하고 있는 중. 에이전트사인 SFX사도 새로운 소식은 내놓지 않은 채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이승엽에게 별다른 건수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승엽은 8일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애너하임에 대해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애너하임과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오갔지만 의견 접근에는 실패했을 것이란 추측을 낳게 한다.

애너하임은 주전 1루수 스콧 스피지오가 FA 선언을 했고 교체 요원 브래드 풀머는 부상으로 방출된 팀. 우리 교민이 밀집해 있는 로스앤젤레스와는 차로 40분 거리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여전히 애너하임과 LA다저스를 이승엽 영입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11일 LA타임스가 이를 보도했고 ESPN이 루머 센트럴 코너에서 인용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애너하임 홈페이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이승엽이 56홈런을 쳤지만 한국 야구는 더블A나 트리플A 수준이고 일본에서 50홈런을 쳤던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조차 16홈런에 그쳤다는 게 미국 팬의 의견이었다.

볼티모어와 오클랜드도 영입 의사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출처는 밝히지 않은 전망 기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오히려 한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저리그 10개 팀이 이승엽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반면 리틀 마쓰이로 불리는 일본의 마쓰이 가즈오(28세이부 라이온스)는 칙사 대접을 받고 있어 대조적.

ESPN은 11일 올해 FA순위를 발표하면서 마쓰이를 9위에 올렸다. 이는 16년 연속 15승 투수 그레그 매덕스(11위애틀랜타)와 타점 기계 후안 곤살레스(15위텍사스)보다 높은 순위. 스위치 타자인 마쓰이는 7년 연속 3할을 친 것을 비롯해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갖춘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마쓰이는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 10여개 구단은 물론 일본 요미우리, 니혼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 이승엽의 미국행은 피닉스에서 열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가 끝나는 15일 이후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환수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