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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엔 나도 미셸 콴

Posted November. 12, 200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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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미셸 콴을 꿈꾸는 은반 위의 당찬 요정. 그는 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소중한 꿈이다.

12일 서울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02전국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대회 여자 5급(초등부 최고부문) 쇼트 프로그램 경기. 1위를 차지한 김연아(12경기 군포신흥초 6년)의 황홀한 연기는 보는 이의 찬사를 자아냈다. 규정요소 6점 만점에 5.2점, 표현력 6점 만점에 5.2점. 3점대인 다른 선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는 주니어부 선수지만 실력은 시니어를 합쳐서도 국내 상위권일 정도로 출중하다. 트리글라브트로피대회는 13세 이하의 세계선수권대회나 다름없는 권위있는 대회. 김연아는 올 4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이 대회에 출전해 노비스(최연소)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열 대표팀 코치(31)는 김연아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금 당장 국제대회에 내놓아도 상위권 입상이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우선 1m44, 32의 초등학생임에도 보디라인이 예쁘게 빠졌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예쁜 체형은 필수. 표현력도 좋다.

또 점프력이 좋아 트리플점프(3회전)를 5번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피겨선수로는 타고났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레이업 스핀(허리를 뒤로 제치며 도는 기술) 등 고난도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김연아는 7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피겨스케이트를 시작해 기본기가 완벽한 것이 최대 장점.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승부욕까지 갖춰 전문가들은 잘만 키우면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을 딸 재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꿈도 크다. 김연아는 제2의 미셸 콴이면 몰라도 제2의 남나리란 평가는 듣기 싫어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계 정상인 콴처럼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것.

99전미선수권에서 2위를 차지하며 반짝 떠올랐다 사라진 남나리와 동급으로 취급받기는 싫다는 당찬 소녀다.

아침 오후로 나눠 하루 4시간 이상 스케이트를 타는 것도 모자라 힘을 기르는 지상훈련까지 마다않고 땀을 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진기술을 배우기 위해 해마다 두달씩 미국에서 해외전지훈련도 한다.

김연아의 꿈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 그것은 곧 한국피겨스케이팅의 꿈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벅찬 꿈이 이뤄질 날이 이제 멀지 않았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