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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내부 “언론과 싸움 부담” “사과 진정성 의심” 시끌

靑내부 “언론과 싸움 부담” “사과 진정성 의심” 시끌

Posted September. 01, 2016 07:45,   

Updated September. 01, 20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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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가 31일 송희영 전 주필에 대한 ‘호화 외유’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지만 청와대와의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조선일보 사과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고(社告)를 통해 “송 전 주필은 대우조선해양 초청 해외 출장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언론 및 기자 윤리를 더욱 엄격히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론인 개인 일탈과 권력 비리 보도를 연관짓지 말라’는 이날 사설에서는 청와대 관계자가 전날 송 전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고위층 연임 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설은 “송 전 주필의 도덕적 일탈에 대해선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가 속했던 언론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현장 취재기자들이 파헤친 기사를 그 언론에 있는 다른 특정인의 도덕적 일탈과 연결지어 음모론 공격을 펴는 것은 적어도 청와대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사고와 사설 내용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송 전 주필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 고재호 전 사장 연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송 전 주필의 사표 수리로 이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청와대도 적잖은 타격을 받은 만큼 “지금은 상황을 지켜볼 때”라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청와대로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양측이 계속 싸우는 모양새가 되면 자칫 보수진영 전체가 비난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우조선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송 전 주필에게 부탁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주필 겸 편집인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감안하면 ‘송 전 주필의 행동은 개인적인 일탈일 뿐이고 취재는 아무 의도 없이 정당하게 진행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쓴 만큼 송 전 주필 건 외에 조선일보 관련 의혹이 더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조선일보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양측의 갈등이 확대될지, 진정 국면으로 갈지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장택동 기자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