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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벽은 6•25전쟁의 유산 기억하려는 노력”

“추모의 벽은 6•25전쟁의 유산 기억하려는 노력”

Posted July. 27, 2022 07:57,   

Updated July. 27, 20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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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미국인 3만6000명 이상 전사한 한국전쟁(6·25전쟁)의 유산을 이제 영원히 남길 수 있게 됐습니다.”

 6·25전쟁 참전용사 래리 키나드 전 한국전참전용사협회(KWVA) 회장(94·사진)은 2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워싱턴 한국전쟁(6·25전쟁) 참전 기념공원 추모의 벽에 대해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키나드 전 회장은 6·25전쟁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왼손 경례’ 주인공 윌리엄 웨버 대령(1925∼2022)과 함께 추모의 벽 건립에 앞장섰다.

 키나드 전 회장은 “6·25전쟁을 기억하는 참전용사들이 너무 많이 세상을 떠나면서 전쟁의 유산이 잊혀지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추모의 벽은 그 유산을 기억하려는 노력의 정점”이라고 감격해 했다.

 텍사스A&M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키나드 전 회장은 1950년 육군 포병 소위로 임관했다. 전선 투입을 몇 차례 요청한 끝에 1952년 3보병사단에 배치돼 38선 최전방 포병 관측 장교로 있으며 임진강전투를 치렀다. 전선 배치 첫날밤 그는 중공군을 맞닥뜨렸다. “감시초소에 있는데 나팔소리와 북소리가 진동해 내다보니 참호를 향해 기어오르던 중공군으로 언덕이 새까맸다. 무서웠지만 참호에서 중공군과 싸웠다. 많은 아군이 전사했다.”

 2011년 통신회사를 은퇴한 키나드 전 회장은 5년 동안 미국 곳곳의 학교를 찾아다니며 ‘잊혀진 전쟁’ 6·25전쟁을 알리는 ‘텔 아메리카(Tell America)’ 프로젝트에 힘을 쏟았다. 미 국방부 지원으로 펴낸 6·25전쟁 요약서 2만5000부를 각급 학교 도서관에 보냈다. 그는 “6·25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 부르는 것은 잘못됐다. 분명히 승리한 전쟁”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 엄청난 경제성장이 우리 승리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열리는 추모의 벽 제막식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가 발표된다. 윤 대통령 메시지는 방미(訪美) 중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다. 바이든 대통령 메시지는 데니스 맥도너 보훈장관이 대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막식에는 참전용사 및 유가족을 비롯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 보훈처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아미 베라 미 연방 하원의원,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조정관 등 약 2000명이 참석한다.

 한미동맹재단(KUSAF)은 25일 캠벨 조정관을 만나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식 이름 ‘배지성(裵地星)’을 적은 액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본관은 미군 기지가 있는 경기 ‘평택 배씨’로 했으며 ‘지구의 별’이라는 뜻을 담았다.

 한국 정부가 지원한 287억 원으로 세운 추모의 벽에는 카투사 전사자를 비롯한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 4만30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