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선택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들의 한 표가 ‘우리의 내일’을 결정한다. 윤석열 정부 3년 차에 치러지는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에서 누가 국회 의석수 과반을, 누가 원내 1당을 차지하느냐가 향후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 운영 방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20년 21대 총선 때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180석 압승을 거두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기에 힘을 실었지만, 다수 의석을 앞세운 여당의 입법 독주 끝에 2년 뒤 대선에선 패배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과반은 물론 원내 1당에 실패하면서 ‘정부여당 심판 투표’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국회 과반 붕괴로 국정동력을 상실했고 이듬해 탄핵됐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끌었던 새누리당이 기대 이상의 과반을 얻어 정권 재창출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정과 정치 지형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여야 수장은 각각 “딱 한 표가 부족하다”(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대선 때보다 더 절박하다”(민주당 이재명 대표)며 마지막 표심에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지난 2년간 우리 정부와 여당은 너무 힘들었다”며 “4년 내내 일은 하지 않고 방탄만 하는 세력, 줄줄이 엮여 감옥에 갈 사람들에게 내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의 입법부를 맡길 수는 없다. 정부와 여당에 계속 싸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동시에 직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장동 재판에 출석하는 길에 기자회견문을 꺼내 읽으며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며 총선 전날 재판이 잡힌 것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꼭 투표해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을 반드시 막아 달라”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국민의 손으로 증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야 선대위는 선거 전날까지도 전국 50∼60여 곳을 본투표 당일 표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박빙’ 지역으로 봤다. 국민의힘은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합쳐 ‘120석 이상’을 내부 전망치로 꼽았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전국 박빙 지역 60곳에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이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며 “60여 곳 가운데 3분의 1만 승리해도 120여 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지역구) 151석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당의 골든 크로스 주장에 대해선 “저희 분석으로는 어느 곳에서도 골든 크로스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 · 박훈상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