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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매너 황태자는 달랐다

Posted September. 12, 2004 22:03,   

세련된 매너 황태자는 달랐다

우승은 못했지만 역시 그린의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였다.

12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파727047야드)에서 열린 제47회 코오롱 한국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4라운드. 1타차 공동2위로 티오프한 빅 이지(Big Easy엘스의 애칭)는 13번홀(파3221야드)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시종 절제된 모습으로 챔피언조에서 샷 대결을 벌인 경쟁자들을 배려하는 매너는 역시 세계랭킹 3위다웠다. 엘스가 이번 대회에 무단 불참한 지난해 챔피언 필드의 악동 존 댈리(미국)와 대조되는 대선수로 평가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에드워드 로어(27미국)에게 4타 뒤진 채 최종 18번홀(파5)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선 엘스는 마지막 팬서비스를 하려는 듯 힘차게 드라이버 티샷을 날렸다. 하지만 약간 당겨친 데다 옆바람에 밀린 공은 17번홀 러프에 떨어지고 말았다.

245야드 남긴 상태에서 나무와 연못을 넘겨 2온을 시도했지만 약간 짧아 그린 앞 벙커행. 엘스는 특유의 부드러운 벙커 샷으로 로어보다 더 가까운 홀컵 1.5m 지점에 3온 시켰지만 로어의 3m짜리 챔피언 퍼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먼저 홀 아웃했다.

엘스는 최종 홀을 버디로 장식하며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고 로어도 엘스의 배려에 보답하듯 버디 퍼팅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로어는 2000년 전미대학선수권(NCAA)에서 우승한 뒤 프로에 데뷔해 아시안투어 1승(2003태국오픈)이 유일한 프로대회 우승이었던 왼손잡이 골퍼. 그의 우승 스코어는 이번 대회 출전선수 중 유일한 언더파인 2언더파 286타, 엘스의 단독3위 성적은 2오버파 290타.

이로써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오픈 타이틀은 2002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부터 3년 연속 외국 선수에게 돌아갔다.

3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던 테리 필카다리스(호주)는 14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한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며 공동4위(4오버파 292타)에 그쳤다.

한국 선수 중에는 강욱순(삼성전자)이 단독6위(5오버파 293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나상욱(코오롱엘로드)은 공동26위(15오버파 303타)에 머물렀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