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대망의 5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박찬호는 24일 밀러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 6과3분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6패)을 올렸다. 삼진 5개에 볼넷은 1개에 그쳤고 투구수 105개.
97년 선발로 뛰기 시작한 박찬호는 그 해 14승을 시작으로 98년 15승, 99년 13승, 2000년 18승을 거둔데 이어 올 시즌 22경기만에 다시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19일 역시 밀워키전에서 생애 첫 무4사구 완봉승을 거둔 박찬호는 2연승을 달리며 평균 자책을 3.00에서 2.93으로 낮췄다. 밀워키전 6연승. 눈엣가시같은 박찬호에게 다시 무너진 밀워키는 시즌 최다인 10연패에 빠졌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셔츠를 네 벌이나 갈아입었다는 박찬호는 밀워키에 왜 강한지 나도 잘 모르겠다며 지난 주 등판했던 경험이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속구 위주로 던졌던 19일 경기 때와는 달리 날씨가 더워 체인지업을 자주 구사했다는 게 그의 얘기.
다저스 짐 트레이시 감독은 박찬호가 뛰어난 피칭을 했다며 오늘 같은 제구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칭찬했다.
10승을 향한 박찬호의 출발은 불안했다. 1회말 1사 후 벨리아드와 버니츠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은 뒤 섹슨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먼저 내준 것. 하지만 2회초 벨트레의 동점 홈런으로 어깨가 가벼워진 박찬호는 2회부터 4회까지 연속 3이닝 삼자 범퇴로 틀어막으며 제 모습을 찾았다. 5회말에는 2사 1, 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선두타자 화이트를 2루수 직선타구로 잡아 불을 껐다.
박찬호가 호투하는 사이 다저스는 1-1동점이던 3회초 1사 2루에서 크리스텐슨의 오른쪽 안타로 승부를 뒤집었고 6회초에는 새로운 찬호 도우미 숀 그린의 1점 홈런에 힘입어 2점차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박찬호는 3-1로 앞선 7회말 2사 1, 2루에서 허지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허지스는 9번 대타 로페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2사 만루 상황으로 몰렸으나 화이트를 1루수 땅볼로 잡아 박찬호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박찬호는 마운드에서만 잘한 게 아니었다. 타석에서도 3회초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로 팀이 결승점을 뽑아내는 발판을 마련했고 5회초에는 오른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기는 시즌 3호 2루타를 때려 장타력을 과시했다.
박찬호는 29일 오전 5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3연승과 함께 시즌 11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