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전력 확보에 나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과 관련해 “원전을 다 검토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보통 원전을 만드는 데 7∼9년이 걸리는데 그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2일 본보와 통화에서 “추가적인 원전 건설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3대 메가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전력·용수와 같은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를 가동하는 데 6.3GW(기가와트), 충청 영남 호남 강원 등에 지어질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2035년까지 18.4GW의 발전 용량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전체 원전(26기)과 거의 맞먹는 원전 24기 이상(1기당 약 1GW)의 막대한 전력 공급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있으면 ‘반도체 속도전’은커녕 첫 삽도 뜨지 못한다.
반도체 팹(공장)은 미세한 전압 변동이나 정전이 발생하면 생산 차질로 이어진다.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호남 지역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하지만,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을 극복해야 한다. 안정적 기저 전원인 원전 추가 건설이 현실적 보완책이다.
김 장관은 3일 방송에 나와 “새로운 부지를 만들지 않더라도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 2기, 울산 울주 새울원전에 2기 등 총 4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땅이 있다”고 했다. 원전 건설은 땅이 확보되면 공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내 반발과 갈등을 해소하고 길을 여는 일은 기업 투자를 끌어낸 정부, 지역자치단체, 지역사회의 몫이다.
정부는 15년 단위로 국가 전력 수요와 발전 설비 구성을 정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마련한다. 지난달에 11차 전기본에 따라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의 후보지로 경북 영덕과 부산 기장을 각각 선정했다. 9월 정기국회 전후 공개될 제12차 전기본(2026∼2040년)에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추가 전력을 확보해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
삼성과 SK는 경기 용인과 평택, 호남 반도체 팹 등에 모두 475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두 회사와 현대차 LG 한화 등은 영남권에도 312조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번엔 정부와 지자체가 인프라 투자로 화답할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