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12일 “인공지능(AI) 시대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그 과실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고 했다. 유례 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어디에 투자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정부 내에서도 6·3 지방선거 이후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초과 세수 활용을 두고 논쟁이 예고된 가운데, 김 실장이 선제적으로 ‘전 국민 배당금’을 제안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AI 인프라 시대의 구조적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 것인가”라며 “AI가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고민해야 할 설계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실은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은 기반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과실의 일부는 구조적으로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1990년대 노르웨이가 석유로 얻은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해 미래 세대 자산으로 전환한 사례를 예로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시대 전환 교육 비용 등을 국민배당금 활용처의 예시로 들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7년도 법인세만 100조 원을 크게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2025년 한 해 걷힌 법인세 84조6000억 원보다 많다.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당초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3% 이상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된다. AI 전환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초과 세수 활용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호황과 증시 활황에 따른 세수 증가가 확실시되는 만큼 내년 예산안도 확장재정 기조 아래 편성될 방침이다.
다만 ‘국민배당금’이라는 표현을 두고 야당에서는 “사회주의를 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김 실장은 “기업 이익에 새로운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AI 산업 호황으로 자연스럽게 늘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