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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하메네이 제거, 이란 체제 향배 읽어낼 코드

美의 하메네이 제거, 이란 체제 향배 읽어낼 코드

Posted March. 07, 2026 08:57   

Updated March. 07, 2026 08:57


(5판용) 4년 임기의 이슬람의회 의원 290명과 8년 임기의 전문가의회 의원 88명을 동시에 뽑는 2016년 총선에서 이란 젊은이들은 ‘30+16’이라고 적은 판을 들고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란 정치 일번지인 수도 테헤란 선거구에서 개혁적인 후보를 모두 뽑자는 뜻이었다. 우리의 국회와 같은 이슬람의회 후보 30명, 최고지도자를 뽑거나 탄핵할 수 있는 전문가의회 후보 16명을 한 명도 빠짐없이 당선시키자는 당돌한 움직임을 보고 이건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란은 우리와 달리 선관위 역할을 하는 헌법수호위원회에서 후보를 심사하기에, 조금이라도 이슬람 체제에 거슬리는 발언이나 행동을 한다고 여겨지는 개혁적인 사람은 입후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헌법수호위원회는 최고지도자가 임명하는 이슬람법 전문가 6명, 최고지도자가 임명한 사법부 수장이 추천하고 국회가 동의한 이슬람법을 아는 일반법 전문가 6명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이란의 모든 선거를 관장하는데, 개혁 성향 후보자는 심사를 통과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호메이니의 손자로 최근 최고지도자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하산 호메이니도 2016년 전문가의회 후보 심사에서 떨어졌다. 개혁 성향의 성직자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던 하산 호메이니는 심사 결과에 항의하며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헌법수호위원회는 알려줘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심사에 오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오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에 하산 호메이니는 그런 문자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자, 헌법수호위원회는 문자를 보냈다고 말하며 대화를 종결했다.

이렇게 개혁 성향 후보의 출마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출마가 가능한 사람을 모두 뽑겠다는 말은 사실 현실감이 제로였다. 필자가 고개를 저은 이유다. 그러나 이란의 젊은이들은 놀라웠다. 선거 결과는 30+15! 마지막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는 30+16이었다.

강경파 정치인과 보수적 성직자를 몰아내기 위해 국영 언론에서 잘 보여주지 않는 개혁파 후보들을 텔레그램과 왓츠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지지하여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후보의 출마를 저지한 헌법수호위원회에 쓴맛을 보여주고, 강경파가 권력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알려지지 않은 온건파 내지 개혁파에 표를 던졌다.

2015년 7월 미국을 위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맺은 핵협상이 사실상 전례 없는 2016년 ‘30+15’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2018년 5월 8일 미국이 핵협상을 폐기하고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제재를 재개하면서 개혁파가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와 사회 발전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권 교체를 외치며 강경한 이란의 지도부를 모두 사지로 몰고 간다 해도 2016년 ‘30+15’의 희망이 부활할 여지는 없다. 외세가 제아무리 민주주의와 인권을 노래하며 정권 교체를 이룬다 해도 외세가 세운 지도부가 이란 국민을 위해 멸사봉공할까. 어림도 없는 일이다.

1951년 의회에서 민주적으로 선출한 모사데그 총리를 미국의 CIA와 영국의 MI6가 친위 쿠데타로 쫓아내 모함마드 레자 샤의 왕권을 되찾아 주었고, 샤는 미국과 영국의 이익을 지켜주고자 애썼다. 외세 개입으로 물줄기를 바꾼 비극의 역사가 재현될까. 이 시간 테헤란은 불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