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내란 가담자에 대한 책임은 특검에 의존할 게 아니라 독자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12·3 비상계엄 가담 의혹이 있는 공직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인사 조치를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년 1월까지 정부 차원의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 수사가 종결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비상계엄에 가담한 고위공직자를 대폭 교체하는 한편,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란 청산’ 프레임을 이어 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내란 재판과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내란 극복이 지지부진한 현실”이라며 “내란에 가담한 사람이 승진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문제가 제기되며 공직사회 내부적으로 반목을 일으키고 국정 추진 동력을 저하시킨다”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을 제안했다. 이어 “TF는 내란에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를 대상으로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서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설 전에 후속 조치를 해 공직사회의 동요를 최소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의 제안에 즉각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며 “내란에 관한 책임은 관여 정도에 따라서 형사 처벌할 사안도 있고, 행정 책임을 물을 사람도 있고, 인사상 문책이나 인사 조치를 할 정도의 낮은 수준도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는 국무조정실장이 총괄 단장을 맡고, 중앙행정부처 49곳에 각각 별도 TF를 설치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하거나 협조한 행위에 대한 내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가담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군·검찰·경찰을 비롯해 외교부·국방부·행정안전부 등 12개 기관에 대해선 집중 점검을 하기로 했다. TF는 제보를 통해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들을 상대로 인터뷰, 서면조사, 휴대전화 및 PC 포렌식 등을 거쳐 비상계엄 과정에서의 사전모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 등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을 통해 인사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정치 보복 의지를 천명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때는 ‘적폐 청산’, 지금은 ‘내란 청산’으로 이름만 바꿔 달았을 뿐 본질은 똑같다”며 “정권에 불편했던 공무원을 골라내고 다른 생각을 가졌던 사람을 숙청하겠다는 정치 보복의 칼날이 다시 번뜩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장동 항소 포기로 정국이 불리해지자 국민의 시선을 또다시 ‘망상 내란 프레임’으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선량한 공무원을 괴롭히지 말고, 대장동 재판부터 받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