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과학자 60% “한국 떠날 생각있다”… 인재 전쟁 무방비

과학자 60% “한국 떠날 생각있다”… 인재 전쟁 무방비

Posted May. 28, 2025 08:06   

Updated May. 28, 2025 08:06


글로벌 인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과학자들의 약 60%는 해외에서 연구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각국이 과학자 우대 정책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해외 인재들을 흡수하는 동안 한국은 무방비 상태로 인재를 빼앗기는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함께 한림원 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1.5%에 해당하는 123명이 해외 국가에서 영입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답했다. 제안을 받은 응답자 중 42%(52명)는 제안을 수락해 해외에서 연구 중이거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안을 받지 않은 77명도 83%(64명)는 제안이 들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과학계 석학들의 두뇌 유출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입을 제안한 국가를 보면 응답자 중 82.9%가 중국에서 제안을 받았으며 미국이 26.8%, 싱가포르가 10.6%로 그 뒤를 이었다(복수 응답).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요인으로는54세 이하의 젊은 과학자들은 ‘영입 기관이 제안한 고용 조건’을, 55세 이상은 ‘국내 석학 활용 제도 부재’를 1순위로 꼽았다. 정년 이후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적 지원이 없다는 뜻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과학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최근 글로벌 각국의 인재 영입 방식은 ‘연구자 맞춤형’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갈증을 느끼는지를 파악해 그 부분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특히 중국의 경우 한국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 젊은 교수들에게는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비를 제안하고, 정년을 앞둔 석학들에게는 장기적인 연구 환경을 제안하는 등 ‘맞춤형 접근’을 한다”고 말했다.


최지원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