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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책임자는 대선 기웃, 경선 관리자는 그런 그에게 기웃

국정 책임자는 대선 기웃, 경선 관리자는 그런 그에게 기웃

Posted April. 30, 2025 08:10   

Updated April. 30, 2025 08:10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결정이 임박한 모습이다. 한 대행의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먼저 사직한 데 이어 공보실장과 정무실장 등 핵심 참모진도 한 대행과 함께 동반 사퇴한다는 얘기가 총리실에서 기정사실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한 대행이 다음달 1일 사퇴한 뒤 2일 출마를 선언하는 방안이 유력한데, 이 참모진들 중심으로 대선 캠프를 꾸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한 대행의 이런 행보를 대놓고 부추기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대행과 회동이 예정된 원로 정치인에게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오더니, 권성동 원내대표는 29일 2차 경선에서 김문수, 한동훈 후보 등 2명으로 압축되자 아예 “한 분이 결정되면, 더 큰 집을 짓기 위해 단일화 경선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공개 예고까지 했다.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고 과도기 정부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그것도 파면된 대통령 밑에서 국정 2인자로 3년간 재직해온 인물이 ‘심판’이 아닌 ‘선수’로 직접 뛰는 게 과연 국민 상식에 맞느냐는 지적이 많지만 한 대행도 국민의힘도 이런 비판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대행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출마를 선언한다면 어떤 이유와 명분을 내세울 지는 알 수 없지만 국민의 냉혹한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대행 측과 국민의힘 간에 단일화 성사를 위한 물밑 접촉이 이미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단일화 경선이 성사된다 해도 여러 법적, 정치적 논란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 대행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서 선출된 최종 후보와 재경선을 치를 경우 ‘부전승 특혜’ 논란이 벌어질 수 았고, 경선에서 투표한 당원들이 권리 훼손 등을 이유로 가처분신청 등 법적으로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헌·위법한 계엄으로 파면돼 치러지는 선거다.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구 여권세력이 윤 정부의 실정과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도 없이, 단일화의 선거공학만 셈하고 있는 건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맞서기 위한 수단을 다 동원해보겠다는 전략이겠지만, 이런 식으로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