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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선후보 이재명 확정… ‘2등 없는 1등’이 넘어야 할 산

민주 대선후보 이재명 확정… ‘2등 없는 1등’이 넘어야 할 산

Posted April. 28, 2025 07:57   

Updated April. 28, 2025 07:5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89.77%의 득표율로 민주당의 21대 대선 후보로 27일 확정됐다. 4차례 권역별 권리당원 및 대의원 투표와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만을 대상으로 한 일반 여론조사를 50 대 50으로 반영한 결과다. 2022년에 이어 두번째 대선 도전의 티켓을 거머진 이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나를 선출한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안전, 회복과 성장, 통합과 행복을 실현해 달라는 소망”이라며 “불평등과 절망, 갈등과 대결로 얼룩진 구시대의 문을 닫고, 국민 대통합으로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전례 없는 승은 2등이 없는 1등을 한 것과 다름없다. 대선 지지율에서 앞서가는데다, 당 대표를 연임하며 더 강해진 당 장악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렇듯 거침없어 보이는 이 후보에게도 넘어야 할 산들이 가로놓여 있다. ‘신뢰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진보정치를 해 온 이 후보는 올 초부터 우클릭을 시도중이다.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며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약속이 지켜질 지 확신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적잖다. 이 후보는 기업중심 성장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업경영을 옥죌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현금복지인 기본소득을 놓고 “포기한 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반된 메시지에 유권자는 혼란스럽다. 그런데도 이 후보는 “정치보복을 않겠다고 약속해도 믿지 않더라”고 답답함을 호소한다.

또다른 산은 독주 우려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입법 독주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야당 무시도 문제였지만, 민주당이 정치적 반대자와 타협할 의지가 있는지 역시 의구심을 낳았다. 이 후보의 대선승리는 민주당이 원하면 무엇이든 법률로 만들어 시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숙려 과정도, 대통령의 거부권과 같은 브레이크는 없어진다. 어쩌면 실질적인 견제수단은 민주당 내 소수파의 반대 정도인데, ‘당심 90%’라는 경선 결과가 보여주듯 당내 반대파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이런 우려들은 민주당 경선에서 검증됐어야 했다. 경쟁 후보의 질문으로 문제의식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이 후보의 답변을 통해 집권시 정책과 추진방식을 짚어보는 것이 통상이다. 하지만 일방적 기류 속에 경선은 조용히 지나갔다. 국민의힘은 이전투구 경선에 정신이 팔려 문제제기도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문에서 민주당을 향해 관용과 자제,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런 요구는 더 절실해질 것이다. 마침 이 후보도 수락연설에서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 하겠다”고 했다. 다짐한 국민통합을 위해 이 후보가 신뢰할 수 있고, 절제할 줄 아는 정치인이란 점을 보여줘야 한다. 대선까지 37일 동안 이 후보는 이 시험을 통화할 때라야 국정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