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무덤은 장식 없이, 묘비엔 이름만” 교황의 유언

“무덤은 장식 없이, 묘비엔 이름만” 교황의 유언

Posted April. 23, 2025 07:55   

Updated April. 23, 2025 07:55


“무덤은 땅속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하게 마련돼야 합니다.”

21일(현지 시간) 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지 ‘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무덤에) 남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교황청이 이날 밝혔다. 또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바티칸 외부의 “로마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묻어달라”고도 했다. 평소 청빈한 삶을 살아온 교황이 조용하고 검소한 장례를 강조하며 마지막까지도 낮은 자세로 임한 것이다. 남기고 싶은 말이 많았을 법하지만 유언은 11개 문장으로 끝났다.

교황은 2022년 6월 29일 생전 거주지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작성한 유언에서 “지상에서의 삶의 황혼이 다가옴을 느끼며 영원한 삶에 대한 확고한 희망을 갖고, 매장 장소에 대한 제 마지막 소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매장지를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택한 데 대해 “평생 사제와 주교로 사목하는 동안 우리 주님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성모 마리아께 제 자신을 맡겨왔다. 마지막 지상 여정이 이 고대의 마리아 성지에서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전임 교황 265명 중 148명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묻혔다.

교황은 첨부된 도면을 언급하며 “바오로 성당과 스포르차 성당 사이의 측면 통로에 있는 틈새에 매장을 준비해 주시길 요청한다”며 구체적인 장소까지 지정했다. “무덤 조성에 드는 비용은 한 후원자가 제공한 금액으로 충당한다”며 장례비 부담까지 꼼꼼히 챙겼다. 장식 없는 무덤엔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만 새겨 줄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은 “제 인생 마지막을 장식한 고통을 세상의 평화와 민족 간의 형제애를 위해 주님께 바친다”는 기도로 맺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하느님께 빈 것이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