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 관세 쇼크에 ‘블랙먼데이’… 증시 덮친 “경제적 핵전쟁” 공포

美 관세 쇼크에 ‘블랙먼데이’… 증시 덮친 “경제적 핵전쟁” 공포

Posted April. 08, 2025 07:21   

Updated April. 08, 2025 07:21


미국발 상호관세 전쟁의 충격에 아시아 금융시장이 최악의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7일 코스피는 5% 넘게 폭락해 2400선이 무너졌고, 시장 급변을 막기 위해 8개월 만에 사이드카(매매 호가 일시 제한)가 발동됐다. 안정세를 찾던 원-달러 환율은 5년 만에 최대폭으로 뛰어 다시 1470원 선을 넘나들었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 모두가 10% 안팎으로 폭락하며 파랗게 질렸다. 상호관세와 보복 관세로 이어지는 전쟁이 세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을 것이란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짙게 깔리고 있다.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불렀지만, 미국 학계와 경제계에선 “경제적 핵전쟁” “사상 최악의 자해” 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단 이틀 만에 10% 넘게 빠지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번째로 큰 하락세를 보였고, 1경 원 가까운 자금이 증발했다. 주식, 금, 원자재 등 자산 종류를 가리지 않고 폭락세가 이어졌다.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리는 등 미국 내 민심도 악화하고 있다.

세계는 미국이 협상 가능한 상대인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관세·비관세장벽 등을 두루 검토해 정했다던 상호관세율은 국가별 무역적자액을 수입액으로 나눈 값의 절반이라는 주먹구구식 계산에 불과했다. “창조론을 생물학에, 점성술을 천문학에 적용하는 격”이란 냉소가 나왔다. 미국을 설득하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려 했던 각국의 노력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끝을 짐작할 수 없는 관세 전쟁은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수밖에 없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상호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13% 급감하고, 국내 부가가치도 10조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탄핵 정국의 불안 속에 지난해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06%로,세계 주요 37개국 중 29개에 그쳤고, 올해 1분기도 간신히 역성장을 면한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체력이 허약한 상황에서 반등의 기회조차 잡기 힘들어지고 있다.

길어질 관세 전쟁에 대비해 우선 정국 혼란으로 무너진 경제 리더십을 복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과의 협상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한편, 금융 혼란을 막고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더는 미룰 수 없다. 민관이 똘똘 뭉쳐 참호를 깊게 파고 장기전에 단단히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