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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사라진 초등교, ‘마을’도 사라진다

1학년 사라진 초등교, ‘마을’도 사라진다

Posted February. 25, 2025 07:58   

Updated February. 25, 2025 07:58


“학교와 학교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학원 갈 때 빼곤 제 나이 애들 볼 일이 없어요.”

경기 파주시 적성면 적암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재학생 박모 군(11)이 17일 말했다. 산과 공터로 둘러싸인 적암초 주변에서 문구점 같은 상점은 찾기 어려웠다. 박 군은 “학교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엔 아무것도 없어서 이동할 땐 항상 부모님 차로 다닌다”고 했다.

지난해 적암초 입학생은 0명이다. 올해는 간신히 4명을 채웠지만 내년은 기약할 수 없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입학생이 0명인 학교는 184곳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57곳에서 27곳이나 늘었다.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곳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폐교하는 초중고교도 49곳으로, 지난해 33곳보다 크게 늘었다.

문제는 학교 입학생 감소와 폐교가 단순히 학교와 학생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동네 소멸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17일 동아일보가 찾아간 적암초도 반경 1km 내에서 슈퍼마켓 하나 찾기 어려웠다. 학교에서 1.3km 떨어진 거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정순옥 씨(73)는 “최근 몇 년간 문방구, 사진관이 하나씩 사라졌고, 물품 납품하는 업체도 ‘기름값도 안 나온다’며 지난 가을부턴 물건도 안 갖다 준다”고 했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하는 김용연 씨(67)는 “동네서 어린 학생을 본 지가 까마득하다”며 “옛날엔 학생 수가 600명도 넘었는데 학생이 주니 주위 시설도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강화=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