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간 주한미군은 트래비스 킹 이병(23·사진)이라고 미국 언론이 미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021년 1월 미 육군에 입대해 기병정찰병 보직을 받은 킹 이병은 지난해 주한미군으로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복무했다. 지난해 9, 10월 취한 채 민간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다가 붙잡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올 5월 서울 신촌에서 술에 취해 주차된 차량을 부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미 헌병에 인계돼 구금된 킹 이병은 이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 텍사스 포트블리스 기지로 송환되는 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취를 감췄다.
킹 이병은 18일 JSA 견학 투어에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밝히고 참가한 뒤 판문점 건물을 견학할 때 갑자기 크게 웃더니 (북쪽으로) 뛰어갔다고 미 CBS방송은 전했다. 그가 공항에서 약 85km 떨어진 JSA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양국 군사당국 간 대화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군이 자발적으로(wilfully) 당국 허가 없이 MDL을 넘어 북한으로 갔다”며 “미 국방부가 북한 인민군과 접촉 중이고 스웨덴 및 한국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존 애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미 애스펀안보포럼에서 북한과의 소통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위스콘신주 러신에 사는 킹 이병 어머니는 ABC방송에 “(아들이) 정신이 나간 것 같다”면서도 “집으로, 미국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