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겨울 초입에…슈베르트 ‘겨울나그네’ 4色 사랑에 빠져보세요

겨울 초입에…슈베르트 ‘겨울나그네’ 4色 사랑에 빠져보세요

Posted November. 14, 2022 07:52   

Updated November. 14, 2022 07:52

中文

 “‘겨울 나그네’는 좌절된 사랑 노래의 지루한 연속이 되기 쉬운 작품을 불멸의 예술로 만드는 초월적 특성이 있다. 소박하지만 마음을 울리고 형언할 수 없는 것을 건드린다.”(이언 보스트리지 저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들어가는 말)

 겨울의 초입,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가 잇따라 마련된다. 12월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에서는 1인극과 음악극으로 각각 꾸민 ‘겨울 나그네’가 같은 시간 무대에 오른다. 현역 독일 가곡 최고의 해석가로 꼽히는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는 12월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은 17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겨울 나그네’ 전곡을 노래한다.

 바리톤 이응광은 12월 2일 IBK챔버홀에서 ‘겨울 나그네’를 모놀로그(1인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클래식과 재즈 양쪽에서 활동해온 작곡가 다움의 편곡이 가미된다. 다움은 “곡 사이의 흐름을 피아노로 풀어내고 박자나 화음에서 약간의 재치를 가미했다. 끝 곡 ‘거리의 악사’ 동기를 곳곳에 배치해 전곡에 통일감을 주려 했다”고 밝혔다. 피아니스트 이소영이 반주를 맡는다.

 같은 시간, 같은 로비를 사용하는 콘서트홀에서는 여러 인물이 출연하는 뮤직 드라마(음악극) ‘슈베르트와 겨울 나그네’가 공연된다. 베이스 손혜수가 나이 든 목수 요나스로, 바리톤 양준모가 젊은 목수 레오로 출연한다. 실내악 앙상블 트라이베카와 피아니스트 김주리, 기타리스트 김진택이 반주를 맡는다. 줄거리엔 원곡에 없는 상상이 가미된다. 목수 요나스는 과거를 회상한다. 젊은 날 뛰어난 목수가 되기 위해 방랑하던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으나 그 사랑은 물거품이 됐다. 나이가 든 그는 딸 막달레나를 사랑하는 목수 레오에게서 젊은 자신의 모습을 본다. 레오는 꿈과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막달레나 역은 배우 이산하가, 그의 어머니 역은 피아니스트 안인모가 맡았다.

 다음 날인 3일 오전 11시 반 롯데콘서트홀에서 ‘겨울 나그네’ 전곡을 노래하는 테너 보스트리지는 2004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겨울 나그네 음반을 내놓았다. 두 음반 모두 이 시대 겨울 나그네의 대표급 앨범으로 인정받고 있다. 피아니스트 토머스 아데스와 함께한 2019년 음반은 다음 해 국제클래식음악상(ICMA)를 받았고, 그가 쓴 책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2016년)도 이 곡의 예술적 성격과 역사적 의미를 두루 조명한 명저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반주 전문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함께한다.

 오페라와 예술가곡 양쪽에서 지적인 표현과 매력적인 음성을 인정받아 온 바리톤 햄프슨은 12월 17일 피아니스트 윤홍천 반주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겨울 나그네’ 전곡을 노래한다. 그도 2011년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볼프강 자발리슈의 피아노 반주로 내놓은 ‘겨울 나그네’ 음반이 애호가들의 명음반 목록에 올라 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