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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완주를 예술과 함께

Posted October. 17, 2022 07:33   

Updated October. 17, 202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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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은 모름지기 생명의 영위이며, 예술은 생동하는 생명의 추구이며 나아가 창조라고 한다면, 예술은 생활을 잉태하여 창조된 생명을 분만케 하는 원동력 그 자체인 것이다. … 꾸준하게 추구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날마다 그것을 배우고 괴로워하면서, 배우고 그 괴로움에 지침이 없이 그 괴로움에 감사하는 데 예술가의 생활은 충만하리라 믿는다.”―장욱진 ‘강가의 아틀리에’ 중

 소설을 쓰기 전에는 일기를 꾸준히 썼다. 하루를 기록하는 일이라기보다 다짐을 쓰는 일에 가까웠다. 어떤 날에는 책에서 보았던 예술가의 말을 필사하는 것으로 다짐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중 내가 스무 살 때 일기장에 적어둔 후로 항시 마음에 간직했던 말은 화가 장욱진의 말이었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예술가로서의 생활’이었으므로, 나 또한 그로 인해 예술 옆에 생활이라는 말을 나란히 둘 수 있었다.

 보다 더 어릴 때 나는 예술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이해받지 못한 채 외롭게 지내다가 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예술가와 나를 동일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장욱진의 글과 그림을 보며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특히 그의 유작을 보면,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두려운 마음 없이, 홀가분하게 끝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그리하여 지금은 그런 죽음을 삶의 목표로 삼아, 최선을 다해 생을 완주한다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할 때 별다른 이유를 덧붙이지 않는 것과 같이, 매일 밥을 지어 먹으며 이에 의문을 품지 않는 것과 같이, 창작을 하는 일 또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 삶에 자리하기를 바라며. 예술은 이제 내게 낭만적이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다.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생활양식이다. 그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