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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부동산정책 ‘간보기 땜질’ 말고 민생 관점서 다시 짜라

與부동산정책 ‘간보기 땜질’ 말고 민생 관점서 다시 짜라

Posted December. 08, 2021 07:53   

Updated December. 08, 202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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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부동산정책 ‘간보기 땜질’ 말고 민생 관점서 다시 짜라

대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연일 부동산 정책 우클릭을 시도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첫 번째 이유로 ‘부동산 실정’이 꼽히는 걸 의식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4년 반을 밀어붙여온 규제일변도 정책을 정치적 셈법에 따라 원칙 없이 뒤집다보니 앞뒤가 안 맞는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실거래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인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해 오늘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국회가 2일 통과시킨 법안을 시행하는데 통상 2주가 걸리지만 그 사이 9억∼12억 원짜리 집을 파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세금을 더 내게 된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시행을 서두른 것이다.

이번에 민주당은 소득세법을 고치면서 양도세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에 실거주 요건을 추가하려던 계획을 슬그머니 철회했다. ‘똘똘한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중장년 유권자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땅 투기를 근절하겠다며 내놨던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 방안도 포기했다. 정부가 반대하는데도 여당 내에선 다주택자 양도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집 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때그때 불거지는 불만만 땜질하는 일이 반복하면서 부동산 관련 세제는 누더기가 돼버렸다. 양도세 ‘고가주택’ 기준은 13년 만에 ‘시가 12억 원’으로 높아졌는데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 11억 원’, 재산세 감면 기준은 ‘공시가 9억 원’,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금지 기준은 ‘시가 15억 원’으로 세목, 규제마다 기준이 중구난방이다.

한쪽에선 100만 명 넘는 국민에게 부과된 종부세 폭탄의 부작용은 커지고 있다. “국민 98%는 부과대상이 아니다”라는 정부, 여당의 주장과 달리 올해 서울의 주택 소유자 5명 중 1명은 종부세를 내야하고, 집주인들은 늘어난 수백 만∼수천 만 원의 세금을 전·월세에 전가하면서 애꿎은 세입자들까지 급등하는 주거비 부담에 고통을 받게 됐다.

현 정부의 오랜 반시장적 정책 탓에 망가진 부동산 제도는 민심을 떠보기 위해 그때그때 추진하는 여당의 땜질요법으로는 정상화하기 어렵다. 여당은 실패한 정책의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오직 민생의 관점에서 관련 세제 등을 재점검해 밑바닥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