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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짐이 적을수록 휴식은 더 커지죠”

“캠핑 짐이 적을수록 휴식은 더 커지죠”

Posted November. 04, 2021 07:23   

Updated November. 04, 20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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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 떠날 때 도마와 접시를 각각 챙기지 않아요. 도마도 접시 역할을 할 수 있거든요.”

 최근 에세이 ‘작은 캠핑, 다녀오겠습니다’(휴머니스트)를 펴낸 이수현 여행작가(36)는 지난달 1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등이 배기지 말라고 들어있는 배낭용 등판매트는 추운 캠핑장에서는 훌륭한 방석이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경우 캠핑에 빠져들수록 짐은 점점 줄었다고 한다. 9년 전 캠핑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배낭에 짐을 잔뜩 챙긴 백 패킹(캠핑 장비를 넣고 다니며 숙박과 음식을 해결하는 것)을 즐겼다. 그때는 가방을 싸는 데만 3시간이 걸렸지만 요즘은 30분이면 충분하다. 그는 그동안 익힌 ‘작은 캠핑’의 노하우를 신간에 담았다.

 “캠핑의 목적이 휴식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짐을 싸고 푸는 시간, 캠핑장에서 세팅하고 철수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자연 속에서 쉬는 시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어요.”

 요즘도 주말마다 곳곳으로 캠핑을 떠나는 그는 캠핑을 막 다니기 시작한 이들이 어마어마한 용품에 질리는 상황이 안타까웠단다. 캠핑용품이 많아지면 이를 늘어놓거나 다시 챙기는 데 드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캠핑장에 가보면 우리 부부가 짐을 모두 풀고 한참 쉬고 있을 때까지 장비를 세팅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물론 어떤 캠핑용품은 꼭 필요하고 어떤 건 버려야 한다는 식의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는 캠핑족들의 선택지를 늘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개 텐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해먹이나 그늘막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 재료도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짐이다. 그는 캠핑 요리도 가볍고 손이 덜 가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다. 산속에서 즐기는 바비큐 파티도 좋지만 작은 프라이팬에 재료를 올리고 가열만 하면 되는 미니 피자나 브리치즈 구이를 최고로 친다. 그는 “일상에서 벗어난 경험을 하는 게 캠핑의 묘미다. 김치찌개나 삼겹살을 먹는 것보다는, 간단하지만 이색적인 메뉴를 해먹는 게 더 즐겁더라”며 웃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