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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대폭, 예금은 찔끔 올린 금리… ‘은행만 좋은 일’ 안된다

대출은 대폭, 예금은 찔끔 올린 금리… ‘은행만 좋은 일’ 안된다

Posted September. 07, 2021 07:58   

Updated September. 07, 20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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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이 어제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지난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5%포인트 올린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전에 신한은행이 적용하던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연 2.77∼3.87%였던 걸 고려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앞으로 4%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이미 2.80∼4.30%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교체된 금융당국 수장이 가계대출 억제 방침을 밝히자 은행들은 ‘우대금리’ 명목으로 최고금리보다 낮게 적용하던 이자율을 전보다 덜 깎아주는 방법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을 너무 많이 하다가 당국의 경고를 받고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 축소한 다른 은행들 때문에 생길 풍선효과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대출 가능한 은행에 쏠릴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것이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신속히, 대폭으로 올리면서 고객의 예금·적금에 적용하는 금리는 천천히, 조금씩 올리는 건 그런 이유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은행들이 올린 예·적금 금리는 대출금리 인상폭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아 ‘예대 마진’ 장사로 돈을 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늘린 가계대출의 절반은 실수요 세입자들이 빌리는 전세자금 대출, 68.5%는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다. 올해 들어 16.2%나 오른 전국 아파트 값, 11.6% 오른 전셋값을 서민이 따라잡을 유일한 수단이 대출이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집을 옮겨야하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파르게 오른 대출금리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대다수 시중은행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이익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수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 은행들이 ‘정부 정책을 따르느라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면서 받을 이자는 많이, 줄 이자는 찔끔 올리는 식으로 이익을 키워 연말 실적잔치를 벌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