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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규명 재일사학자 강덕상씨 별세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규명 재일사학자 강덕상씨 별세

Posted June. 14, 2021 07:27   

Updated June. 14, 202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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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군경의 조선인 학살 진상을 파헤친 재일교포 민족주의 사학자 강덕상 전 일본 국립 히토쓰바시대 교수(사진)가 12일 도쿄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강 교수는 1960년대부터 수집한 일본 비밀문서, 고위 관료의 수기(手記), 군경 및 시민의 증언을 바탕으로 “간토대지진 직후 조선인 학살의 주범은 국가 권력, 종범은 (일본) 민중인 대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1964년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자료집을 시작으로 관련 논문을 30편 이상 발표했다. 이 연구가 1990년대 일본 교과서에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내용이 포함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는 또한 여운형과 3·1운동 관련 연구 등 한국 근현대사를 꾸준히 연구했다. 방대한 일본의 독립운동 사료 중에서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 인물로 이동휘, 홍범도, 안창호, 여운형을 꼽았고 2002년 ‘여운형 평전’도 출간했다.

 1932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강 교수는 2년 후 도쿄로 이주했다. 와세다대 사학과 학·석사를 졸업했고 메이지대에서 동양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히토쓰바시대 사회학부 교수로 임용됐을 때 ‘재일동포 1호 일본 국립대 교수’로 화제를 모았다. 2005년 민단 산하 재일한인역사자료관 초대 관장에 취임했고 2014년 ‘위안부 기획전’을 열었다.

 그는 2012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어릴 적엔 일본이 말하는 역사가 다 옳은 줄 알았지만 전쟁 후 일본을 점령한 미 군정이 역사교과서에서 잘못된 부분을 정정하는 것을 보며 ‘내가 배운 역사가 사실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역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